청와대가 정무특별보좌관제 신설 문제를 재고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지난 10일 박근혜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직접 만나 대화하면 모든 일이 잘 풀리는데 굳이 정무특보를 신설할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정무특보 신설은) 당에서 이야기한 게 아니었느냐”고 반문한 뒤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특보단을 신설하겠다고 밝혔고, 윤두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같은 달 23일 일부 특보단 인선 결과를 발표하면서 “정무특보단 인선은 추후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해 정무특보단 신설을 기정사실화했다. 정치권에서는 새누리당의 김태환 윤상현 의원, 정진석 이성헌 전 의원 등이 정무특보단에 포함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왔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가 정무특보단을 만들지 않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은 정무특보단이 자칫 옥상옥(屋上屋)이 될 수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나 청와대 정무 라인 인사들이 직접 새누리당 지도부와 소통하면 되는데 정무특보단이 중간에 낄 경우 오히려 소통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완구 총리 후보자 인준 일정이 16일로 연기되는 과정에서도 당·청 간 충분한 물밑 교류가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유승민 원내대표와 조해진 원내수석부대표, 조윤선 청와대 정무수석 간 수차례 통화가 오가며 국회 상황과 여야 협상에 대해 충분한 설명이 있었고 청와대 측 입장도 전달됐다고 한다.

유 원내대표는 박 대통령과의 회동 때 “정무특보단을 두려면 비주류들의 목소리를 전할 수 있는 인사 중심으로 꾸려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청 간 소통이 잘 된다면 굳이 정무특보단을 만들 필요가 없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며 “박 대통령이 정무특보단을 두지 않기로 결정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