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박우홍 신임 화랑협회장 "미술품 세혜택 3000만원까지 확대해야"
“그림이 마치 비자금이나 검은 거래 수단으로 전락한 것처럼 보이는 게 너무 안타깝습니다. 홍성원 서미갤러리 대표의 탈세 의혹과 미술품 횡령 사건 등으로 화랑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막 크려는 미술시장의 싹을 잘라버리는 결과가 됐죠. 화랑의 위상을 바로 세우는 게 급합니다.”

12일 한국화랑협회 정기총회에서 추대 형식으로 제17대 회장에 당선된 박우홍 동산방화랑 대표(63·사진)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술품 애호가들이 거실이나 안방에 걸어 놓은 200만~300만원짜리 소품도 오해받기 싫어 내리는 게 현실”이라며 미술시장의 어려움을 이같이 호소했다.

박 신임 회장은 “조만간 미술품 세제혜택 관련 집행위원회를 구성하고 관련 세미나를 여는 등 시장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업이 현재 그림을 구입할 경우 장식품 명목으로 최대 500만원까지 손비를 인정해 줍니다. 미술품을 소장하는 것은 문화를 사는 것이니 손비 인정범위를 2000만~3000만원까지 확대해야 합니다. 미술품을 기증하는 기업과 개인에게 세제 혜택을 즉시 시행해 기부문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화랑들의 일치단결로 유통시장의 ‘파이’를 키우겠다는 게 박 회장의 의지다. 미술시장의 연간 규모가 2007년(약 6000억원)보다 30% 이상 줄어든 만큼 시장 활성화에 대한 정부의 ‘지원 사격’을 끌어내겠다는 생각이다.

그는 14년째 계속해 온 한국국제아트페어(KIAF)의 국제적 위상을 강화하겠다는 의욕도 강하게 내비쳤다. 오는 3월 홍콩에서 한국 중국 일본 대만 싱가포르 호주 등 7개국이 참여하는 아시아화랑협회가 창설되기 때문에 이를 활용해 KIAF를 국제화하겠다는 복안이다.

박 회장은 단국대 경영학과를 나와 1977년부터 아버지 박주환 회장으로부터 화랑 경영수업을 쌓은 뒤 2000년에 가업을 이은 2세 경영인이다. 그동안 오용길 원문자 김호석 조한 씨 등의 전시를 열어 한국 현대미술의 세계화에 앞장서 왔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