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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9시45분께 인천 중구 영종대교의 서울 방향 상부도로 12~14㎞ 지점에서 승용차와 버스 등 차량 106대가 추돌하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영종대교 106중 추돌사고…2명 사망·60여명 부상
경찰은 이날 오후 10시 현재 임모씨(45), 김모씨(51) 등 2명이 사망하고 63명이 부상당해 국제성모병원 인하대병원 등 인근 16개 병원에서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외국인 18명도 다쳐 국제성모병원 등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사고 당시 영종대교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공항 리무진 버스, 승용차, 트럭 등 차량 수십대가 도로에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찌그러져 뒤엉켜 있었고 피해 차량 곳곳에선 부상자들이 신음하며 구조를 요청했다.

경찰 관계자는 “짙은 안개로 가시거리가 10여m에 불과한 상황에서 영종대교 상부도로 1차로를 주행하던 공항 리무진 버스가 과속으로 앞서 가던 승용차를 추돌한 직후 뒤에서 쫓아오던 차량이 잇따라 연쇄 추돌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4시30분부터 10시까지 영종대교 인근 인천공항에는 저시정 경보가 내렸다. 저시정 경보는 가시거리가 400m 이하일 때 발효되며 바다 위에 건설된 영종대교에는 이보다 훨씬 더 짙은 안개가 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고 피해 운전자들은 “안개가 짙게 끼어 앞 차량 뒤꽁무니만 살짝 보일 정도였다”고 말했다.

영종대교 상부 도로의 제한속도는 100㎞이지만 과속 카메라가 어디에 달려 있는지 꿰뚫고 있는 일부 버스·택시 운전기사들은 제한속도를 초과해 과속하는 경우가 많다. 경찰은 운전자들의 안전운전 의무 위반에 대한 수사와 함께 영종대교 운영기관인 신공항하이웨이의 초동 조치가 적절했는지에 대해서도 수사할 방침이다. 신공항하이웨이 관리 지침에 따르면 안개가 짙어 차량 운행에 심각한 지장이 있을 때는 경찰청과 협의해 차량 운행을 통제할 수 있지만 이날 사고 전까지 차량 통제는 이뤄지지 않았다.

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3년 안개구간에서의 교통사고 치사율(교통사고 100건당 사망자 수)은 일반 교통사고 치사율의 4배 이상이다.

2006년에도 서해대교 북단에서 복사냉각 현상에 따른 짙은 안개로 29중 연쇄 추돌사고가 발생, 60여명의 사상자가 나왔다.

인천=김인완/홍선표 기자 i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