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동부하이텍은 지난해 매출 5677억원, 영업이익 437억원을 기록했다고 10일 공시했다. 1997년 창사 후 16년 동안 적자를 기록하다 지난해 처음 영업 흑자를 낸 것이다. 이자비용이 많아 당기손익에선 782억원 적자였다.
동부하이텍 측은 중국 스마트폰과 대만 정보기술(IT) 기기에 들어가는 전력 반도체와 이미지 센서 판매가 늘어난 게 실적 개선의 주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창식 사장(사진)이 2012년 3월 취임 이후 비용 절감에 나선 영향도 크다. 실적 개선에 힘입어 동부하이텍은 최근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했다.

김준기 회장의 오랜 반도체 투자가 마침내 결실을 보게 됐지만, 이를 보는 동부그룹은 착잡할 수밖에 없다. 김 회장은 2009년엔 사재 3000억원을 쏟아붓는 등 반도체 사업에 막대한 자금을 투자하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동부그룹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 동부는 2013년 11월 동부하이텍, 동부제철 인천공장 매각 등을 핵심으로 한 2조7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내놨다.
매각 작업은 난항을 겪고 있다. 당초 작년 말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됐던 IA컨소시엄이 인수자금 부담 등을 이유로 우선협상자 지위를 포기하면서 매각 작업이 원점으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사업은 제때 투자를 해야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데 지금은 누가 주인이 될지 몰라 누구도 책임 있는 의사 결정을 내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