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9일 국회 당 대표실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왼쪽)가 9일 국회 당 대표실을 방문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대표와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9일 여야 수장으로서 처음 마주앉았다. 김·문 대표는 각각 1951년생, 1953년생으로 또래인 데다 경남중 선후배(김 대표가 1년 선배) 사이다. 부산을 지역구(김 대표는 영도, 문 대표는 사상)로 하고 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이 때문인지 문 대표가 새누리당 대표최고위원실로 직접 찾아가면서 이뤄진 첫 만남은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김 대표는 “추운 날씨에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를 참배한 것은 잘한 일”이라며 문 대표의 첫 행보를 평가했다. 이에 문 대표는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한 정치 쪽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로에 대한 덕담도 오갔다. 김 대표는 “저하고 같은 시대에, 비슷한 지역에 살면서 또 같은 학교를 다니고 해서 동질감이 많다. 같은 시대에 서로 같이 고민해 대화를 잘 하리라 믿는다”고 친밀함을 표시했다. 문 대표는 “충분히 대화하고 소통할 수 있는 사이라고 생각하며 이런 관계가 여야 관계 발전에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대화 의제가 정치 분야로 옮겨가자 여야의 유력 대선 주자인 두 사람 사이에 미묘한 기싸움이 오갔다. 김 대표는 “여야가 상생하는 정치를 하는 게 국민이 바라는 일이기 때문에 여당이 항상 양보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무리한 요구만 안 하신다면…”이라고 하자 문 대표는 “이제는 조금은 각오를 하셔야…”라고 맞받았다. 이어 문 대표는 “3년 연속 계속된 세수 결손, 이것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복지재원 대책은 어떻게 할 것인지, 복지는 또 지금 수준으로 충분한지, 서민 증세와 부자 감세 철회 문제 등을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진 비공개 회동에서는 복지와 증세 등을 두고 뚜렷한 시각차를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두 사람은 지난 대선에서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두고 대립한 악연도 있다. 당시 새누리당 총괄선대본부장이었던 김 대표는 한 유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 포기 발언을 했다”며 야당 대선후보였던 문 대표를 공격하기도 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