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벤처 크리스탈지노믹스(대표 조중명)가 개발한 골관절염(퇴행성관절염) 소염진통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판매 허가를 받았다. 국내에서 개발한 신약이 생산시설 없이 식약처 허가를 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약처는 5일 크리스탈지노믹스가 개발한 신약 ‘아셀렉스캡슐’에 대한 제조 및 판매를 허가했다. 국내에서 22번째로 개발한 신약이다.

아셀렉스캡슐은 크리스탈지노믹스가 자체 개발한 물질인 폴마콕시브가 주성분이다. 골관절염 진통을 완화해주는 소염진통제다. 몸 안에서 염증과 통증을 유발하는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해 기존 제품을 복용할 때 나타나는 위궤양, 장출혈 등 부작용을 줄였다.

골관절염은 국내에서 50세 이상 성인 8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환이다. 관절 주위 염증을 완화하기 위해 소염진통제로 약물 치료를 한다. 국내 골관절염 소염진통제 시장은 5000억원 규모다. 세계 시장 규모는 18조원으로 추정된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의약품 제조시설이 없다. 지금까지 제조시설 없이 품목허가를 받은 9개 제품은 제네릭(복제약)이나 수입품이다.

신약을 개발하는 바이오벤처에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제조시설을 갖추도록 요구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아셀렉스캡슐을 한국콜마에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제조시설이 없는 연구개발(R&D) 기업에는 R&D에 더욱 매진할 수 있는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2000년 설립된 신약 개발 바이오벤처다. 매출은 48억원(2013년 기준)이고 영업수지는 R&D에 대규모 투자로 60억원 손실을 기록했다. 조중명 대표는 “오는 4월께 보험약가가 정해지면 곧바로 시장에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며 “1~2년 안에 흑자전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