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제가 농촌이라고 해서 꼭 농촌에 가서 영화를 찍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했어요. 대신 농촌에서 자란 채소들을 의인화시켜 속마음을 들여다보는 것은 어떨까 하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영화를 유쾌하게 찍었는데 이렇게 큰 상까지 주셔서 정말 감사하네요.”

이웃농촌 29초 영화제에서 ‘싱싱한 당신’으로 대상인 농림축산식품부장관상을 차지한 송두영 감독(31·사진)은 28일 이렇게 말했다.

영화에는 도마에 놓인 감자와 호박이 등장한다. 감자에는 강원도 남성의 얼굴이, 호박에는 충청도 여성의 얼굴이 합성돼 서로 말을 주고받는다. 사랑을 고백하는 감자와 ‘이따 뚝배기에서 만나자’는 호박의 대화가 익살스러우면서도 정감이 간다.

계원예대 영상디자인과를 졸업한 송 감독은 2013년 디데이필름을 설립해 뮤직비디오 네 편을 제작한 전력이 있다. 록가수 메이트, 밴드 세컨스텝 등의 뮤직비디오를 만들었다. 그는 “지인의 권유로 이번 영화제에 출품하게 됐다”며 “29초 안에 자신만의 상상력을 담아 주제를 표현하는 형식이 참신하면서도 매력적이라고 생각됐다”고 말했다.

영화 속 구수한 사투리를 실감나게 표현하기 위해 많은 연구를 했다. 그는 “인터넷에 올려져 있는 과거 영상을 검색해 강원도와 충청도 지역 어르신들의 말투를 열심히 들어보고 연습했다”고 설명했다.

김인선 기자 ind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