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에 옮겨진 영화 같은 소설들
28일 개봉한 영화 ‘내 심장을 쏴라’는 정신병동을 탈출해 새로운 인생을 살려고 애쓰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영화는 2009년 출간된 동명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작품을 쓴 소설가 정유정 씨의 대표작 《7년의 밤》도 영화화 작업이 한창이다. 2013년 출간된《28》의 영화 판권도 최근 팔렸다.

정씨의 소설을 출간한 은행나무 출판사의 백다흠 편집장은 “소설 속 짜임새 있는 이야기 구조가 영상 언어를 만드는 영화계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한 것으로 보인다”며 정씨 작품이 잇달아 영화화되는 배경을 설명했다.

인기 영화의 원작소설들이 인기를 끄는 이른바 ‘스크린셀러’ 열풍이 2015년에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 개봉 예정인 임수정·유연석 주연 영화 ‘은밀한 유혹’의 원작 소설은 프랑스 소설가 카트린 아를레의 장편《지푸라기 여자》(북하우스)다. 1954년 발표된 이 소설은 30대 여성 주인공이 괴팍한 거부를 속여 재산을 뺏는 서늘한 줄거리를 갖고 있으며 1964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 ‘갈대’로 영화화된 적이 있다.

스크린에 옮겨진 영화 같은 소설들
내달 개봉하는 영화 ‘웰컴, 삼바’의 원작 소설도 출간됐다. 델핀 쿨랭이 쓴 원작 소설은 아프리카계 프랑스 이주민 청년의 삶을 다루며 난민과 해외 이주자 문제를 그린 작품이다. 영화는 ‘언터처블 1%의 우정’을 연출한 올리비에르 나카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으며 국내 소설은 열린책들에서 나온다. 열린책들은 베스트셀러 상위권을 놓치지 않은 작품《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을 펴내기도 했다.

이처럼 스크린셀러들이 강세를 보이는 이유는 소설이 영화와 관련되면 판매량이 크게 늘기 때문이다.《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영화 개봉 후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고 중국 소설가 위화가 쓴 장편《허삼관 매혈기》(푸른숲)도 배우 하정우가 주연 겸 연출을 맡았다는 소식이 알려지자마자 판매량이 급증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