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 국내 사모펀드 파인스트리트와 일본계 금융그룹 오릭스가 참여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매각 주관사인 산업은행이 이날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을 마감한 결과 이들 2개사가 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금융그룹인 오릭스는 현재 국내에서 OBS저축은행과 스마일저축은행을 인수해 운영하고 있으며, 지난해 LIG손해보험 인수전에 뛰어들기도 했다.

파인스트리트는 윤영각 전 삼정KPMG회장과 리먼브러더스 부회장을 지낸 조건호 회장이 공동으로 이끌고 있는 투자금융사로, 우리투자증권 인수전에 참여한 바 있다.

애초 중국 푸싱(復星)그룹도 현대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였으나 정작 본입찰에서는 발을 뺐다.

푸싱그룹은 본토에서 증권업 운영 경험이 부족해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는 데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작년 7월 현대그룹 물류부문 계열사인 현대로지스틱스 지분을 인수한 오릭스가 이번 인수전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증권업의 수익성이 악화한 데다 인수희망자가 많지 않아 이번 현대증권 매각이 흥행에 실패한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매각 초기 업계에서는 현대증권이 갖는 상징성을 고려해 현대차그룹, 현대중공업그룹 등 범현대가 기업들을 유력한 인수자로 전망했으나 인수의향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현대그룹은 당초 현대증권 지분 매각으로 최소 7천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시장 평가가치가 기대치보다 적은 것으로 알려져 최종 매각 성사까지 고비는 남아 있다.

현대그룹은 현대증권의 몸값을 올리기 위해 지난해 7월과 10월 두 차례나 본입찰을 미룬 바 있다.

이번 매각 대상 지분은 현대상선 보유 지분(25.9%) 등 모두 36%가량이며, 장부가는 6천1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산업은행은 이르면 이달 중 우선협상자를 선정한 뒤 상반기 중 매각 절차를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증권 매각이 마무리되면 현대그룹이 애초 세운 자구계획 중 남산 반얀트리 호텔 매각 건만 남게 된다.

(서울연합뉴스) 이지헌 기자 p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