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이 경·요추 증후군 환자에게 질환을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이 경·요추 증후군 환자에게 질환을 설명하고 있다. 제일정형외과병원 제공
회사원 최모씨(여·43)는 얼마 전부터 온몸에 극심한 통증을 느끼고 있다. 처음에는 목과 허리 쪽에서 느껴지던 통증이 몸 전체에 퍼지는 것 같다가 최근에는 견디기 힘들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통증의 원인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이다. 최씨는 병원에 가보려고 마음 먹었지만 어느 진료과를 가야 할지 몰라 난감했다. 결국 목과 허리 통증을 먼저 치료해 보라는 회사 동료의 조언을 듣고 찾아간 정형외과병원에서는 검사 후 ‘경·요추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목(경추)과 허리(요추)에서 동시에 퇴행성 디스크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최씨는 병원에서 권유한 대로 가벼운 신경차단 시술을 받았고, 지금은 통증에서 벗어나 다행히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갔다.

○목·허리 퇴행성 동반

디스크는 척추 뼈와 뼈 사이에서 말랑말랑한 쿠션 역할을 하는 연골로, 목과 허리를 보호한다. 나이가 들면서 자연히 나타나기도 하는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는 별다른 증상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디스크 손상이 있으면 척추 신경에 염증을 일으키며 통증이 발생한다.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는 주로 40대부터 일어나지만 간혹 10대나 20대 등 젊은 층에서도 발생한다. 퇴행성 디스크는 일반적으로 허리에서 가장 쉽게 발생하지만 허리와 목에서 동시에 일어나기도 한다. 이를 경·요추 증후군이라고 부르는데, 디스크가 목이나 허리에 각각 발생했을 때와는 다른 형태를 보인다.

경·요추 증후군 환자는 대부분 온몸이 전부 아프기 때문에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한다. 통증이 가슴이나 등까지 나타나므로 목이나 허리에서 온 통증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다. 의사들 역시 전형적인 목·허리 디스크와는 다른 형태의 통증이어서 신경성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목과 어깨·허리 등 전신의 심한 통증으로 인해 비슷한 증상을 보이는 근막통증 증후군으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다. 고개를 숙인 자세로 공부하거나 바르지 못한 자세로 반복적인 일을 하는 직장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근막통증 증후군은 근막이 경직되며 일어나는데, 흔히 ‘담 결렸다’고 표현하는 질환이다. 근육을 싸고 있는 막 사이에 통증이 발생하기 때문에 경·요추 증후군과는 확연히 다르다.

○통증 완화제·물리치료 병행
목·허리 통증 
분포도
목·허리 통증 분포도

목과 허리에 증상이 있으면서 온 몸 전체가 아픈 경우에는 허리뿐만 아니라 목에 대해서도 신중하게 검사를 진행해야 한다. 특히 목을 뒤로 젖힐 때 통증이 있거나 목 부위 운동에 제한이 있는 경우에는 퇴행성 디스크의 첫 번째 증상이라 볼 수 있기 때문에 더욱 면밀한 검사를 요한다. 퇴행성 경·요추 증후군 치료는 우선 충분히 안정을 취하며 약물 치료를 실시한다. 1주일 정도 통증 완화제와 물리치료를 병행하면 상태가 호전될 수 있다.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신경차단술, 신경성형술 등 간단한 비수술적 치료로 바로 증상의 완화를 기대할 수 있다. 신경차단술은 특수 주사를 통해 문제 부위에 약물을 주입, 예민해진 신경을 가라앉히고 신경 주변의 염증을 치료해 통증을 해소하는 방법이다. 신경성형술은 1㎜ 정도 되는 가느다란 특수관을 꼬리뼈의 열린 공간을 통해 삽입, 약물을 주입해 치료하는 방법이다.두 시술 모두 시술 시간이 10~20분 정도로 짧고 방법 또한 간단해 환자에게 부담이 적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은 “대부분 경·요추 증후군 환자들이 감정적으로 불안한 상태를 겪게 된다. 이는 통증으로 인한 것일 수 있음을 충분히 고려해야 하고, 신경 안정제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며 “치료 후에도 바른 자세와 꾸준한 운동으로 평소 관리를 게을리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문의 (02)501-6868

도움말=신규철 제일정형외과병원 원장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