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아디 오펙 "매일 아침 격렬한 크로스핏…익숙해지지 않아 더 매력"
아디 오펙 메르세데스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사장(사진)은 매일 아침을 ‘크로스핏’이라는 격렬한 운동으로 시작한다. 크로스핏은 윗몸일으키기와 팔굽혀펴기, 턱걸이 등 다양한 근력운동과 줄넘기나 계단 오르내리기와 같은 유산소운동을 섞어 30분 내외 시간에 집중적으로 하는 운동 프로그램이다.

오펙 사장은 1주일에 3회씩 하던 크로스핏을 지난해 1월 한국 사장으로 부임하면서 5회로 늘렸다. 자기 관리를 더욱 철저히 하기 위해서다.

“1주일에 3일을 할 때는 ‘오늘은 그냥 자고 내일 하자’며 늦잠을 잘 때도 있었어요. 하지만 그런 날은 나중에 꼭 후회하게 되더군요. 고민이나 후회를 할 필요가 없도록 아예 매일 하기로 했습니다.”

이스라엘 출신의 오펙 사장은 5년간 싱가포르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최고리스크관리자(CRO)로 일하다 사장으로 승진하며 한국에 왔다. 자리가 높아진 만큼 업무량과 스트레스도 커졌다. 그는 일이 힘들어질수록 운동량을 늘렸다.

“운동하면서 스트레스가 머리에서 빠져나가는 모습을 상상합니다. 또 일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들도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고요. 운동을 하면서 목표에 집중하는 습관을 키우는 게 리더로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오펙 사장은 크로스핏이 다른 운동에 비해 나은 점을 ‘익숙해지지 않는다는 것’을 꼽았다. 수영이나 조깅은 계속 비슷한 동작을 반복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에 올라가면 운동 효과가 떨어지지만, 크로스핏은 20여가지 동작을 섞어 변화를 줄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어려움에 부딪히고 해

하는 과정을 거칠 수 있다는 것이다. 인터넷을 통해 다양한 동작들을 수집하고 스스로 30분짜리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에 옮긴다.

오펙 사장은 최근 초등학교 6학년인 아들과 함께 크로스핏을 시작했다. 운동을 통해 얻는 즐거움을 아들과 공유하고 싶어서란다. 초등학생이 하기엔 조금 힘에 부칠 수 있는 운동이기 때문에 아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따로 만들었다.

“운동하는 게 몸에 좋다는 건 누구나 알죠. 하지만 자발적으로 매일같이 운동하는 건 어렵습니다. 아들에게 힘든 일을 자발적으로 할 때 보상이 얼마나 큰지 깨닫게 해주고 싶었습니다.”

아들에게 스스로 동기 부여를 하도록 유도하는 그의 스타일은 업무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 오펙 사장은 “리더는 팀원들에게 목표를 강요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목표를 정하고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리더십과 비전이 발휘된 덕인지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국내에서 42%의 성장률을 달성했다. 벤츠가 진출해 있는 세계 시장 가운데 가장 높은 성장세다.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벤츠코리아와 벤츠파이낸셜서비스코리아 등 한국 팀의 팀워크가 특별히 좋았다”고 말했다.

한국은 고국인 이스라엘과 싱가포르에 이어 오펙 사장의 세 번째 근무지다. 그는 한국 직원들의 강점을 ‘열정’이라고 꼽았다. “한국 사람들은 과제를 받으면 절대 안되는 이유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어떻게 하면 될지 해결책을 제시하죠. 그 열정에 저도 새로운 활력을 얻곤 합니다.”

강현우 기자 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