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지수 7.7%↓…中정부, 규제 '찬물'…7년來 낙폭 최대
투기 열풍을 우려한 증권당국의 규제가 중국 증시에 찬물을 끼얹었다.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조정은 불가피하겠지만 중국 정부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는 여전히 살아있다고 분석했다.

19일 상하이종합지수는 260.15포인트(-7.7%) 폭락한 3116.35에 마감했다. 오전장에서 이미 6%대 하락률을 보였고 오후 들어서도 낙폭을 키웠다.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락폭이다.

이날 지수는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시틱증권과 하이퉁증권, 궈타이쥔안증권 등 중국 3대 증권사에 신용거래 계좌 개설을 일시 중단시켰다는 소식에 수직 하락했다. 이들 증권사가 6개월 이하인 신용거래 기한을 지키지 않는 등 관련 규정을 위반했다는 이유에서다. CSRC는 다른 9개 증권사에도 일부 규정 위반에 대해 경고 조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 보증금을 받고 현금이나 주식을 빌려주는 신용거래는 최근 중국 증시의 과열을 불러일으킨 요인 중 하나로 꼽혔다. 중국 증시에서 신용거래 규모는 지난해 10월 말 4400억위안에서 이달 16일 기준 7670억위안으로 크게 늘었다.

후강퉁 수혜주로 꼽히며 중국 증시 상승을 주도해온 중국 증권주에 내린 중국 금융당국의 철퇴가 이날 시장의 투자 심리를 크게 흔들어 놓은 것이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3대 증권사 계좌 신설 금지로 기존 신용거래 시가총액 중 약 60%에 달하는 자금의 유입이 차단된 것”이라며 “중국 금융당국에서 최근 단기 급등한 증시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본다”고 말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 16일 3376.50으로, 2009년 8월 이후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최근 3개월간 42.2% 오른 것이다. 지난해 11월 시행된 후강퉁 효과가 컸지만 과열 논란도 일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일시적인 조정일 뿐 중국 증시가 올해 전반적인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에 무게를 뒀다. 김도현 삼성증권 연구원은 “무엇보다 중국정부가 주식시장의 안정적인 상승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적어도 양회가 열리는 3월까지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현기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내수경기의 미약한 회복세에 올 1분기 중 정부의 추가 경기부양책에 대한 기대도 높아 중기적으로 증시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