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끌어올리고, 강팀 피하고…'두마리 토끼' 잡은 슈틸리케號
2015 호주 아시안컵 조별리그를 전승으로 마친 한국 축구 대표팀이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개최국 호주를 상대로 승리를 거두면서 선수들이 강한 자신감을 얻은 데다 4강까지 주요 강팀들을 피하는 수월한 대진표까지 받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사진)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8강 결전지인 멜버른으로 이동해 짐을 풀었다. 한국은 전날 브리즈번에서 열린 A조 조별리그 3차전에서 이정협의 결승골에 힙입어 호주를 1-0으로 꺾었다. 조별리그 3연승(승점 9)을 거둔 한국은 호주(2승1패·승점 6)를 제치고 조 1위로 8강에 진출, 오는 22일 멜버른에서 B조 2위팀 우즈베키스탄과 4강 진출을 놓고 한판 대결을 펼치게 됐다.

한국은 8강에서 껄그러운 상대인 B조 1위 중국을 피하게 됐다. 중국은 과거 ‘공한증(恐韓症)’이라는 말처럼 한국을 상대로 약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전력이 대폭 강화돼 만만히 볼 수 없는 상대다.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한국은 D조 1위가 유력한 우승 후보 일본도 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의 4강 상대로 꼽히는 나라는 아랍에미리트(UAE), 요르단, 이라크 등이다.

무엇보다 큰 소득은 슈틸리케 감독도 스스로 말했듯 자신감을 충전했다는 것이다. 손흥민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등 컨디션이 떨어졌던 멤버들이 골고루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길 수 있다는 정신력을 가진 것, 한두 선수만 돋보이는 게 아니라 팀으로서 함께 열심히 밀고 나아가는 모습을 확인한 게 가장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격의 핵심인 구자철(마인츠)이 호주전에서 입은 팔꿈치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것은 큰 손실이다. 대한축구협회는 구자철이 브리즈번 병원에서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받은 결과 오른쪽 팔꿈치 안쪽 인대가 파열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