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머니, 日펀드 미워도 다시 한번
연초 일본 증시가 조정을 받자 일본 펀드로의 자금 유입이 두드러지고 있다. 대부분 발빠른 기관 자금이다. 올해 일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투자자들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펀드평가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일본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98%로 저조하다. 일본 닛케이225지수가 지난달 8일 7년여 만에 최고치(18030.83)를 찍었지만 연초 엔화 강세와 예상을 밑도는 경제지표가 나오면서 미끄러져 내렸기 때문이다.

이 같은 조정을 틈타 일본 펀드로 204억원의 자금이 순유입됐다. 러시아펀드(21억원), 북미펀드(13억원)를 제외하고 대부분 해외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이 지속되는 상황이어서 눈길을 끈다.

펀드별로는 ‘KB스타재팬인덱스펀드자’(108억원) ‘피델리티재팬’(90억원) 등이 올 들어 보름 새 100억원 안팎의 자금을 끌어모았다. 임승관 KB자산운용 퀀트운용본부 이사는 “지난해 일본 증시가 미국과 함께 양호한 수익률(7.12%)을 내면서 연말 차익 실현에 나섰던 기관투자가들이 연초 일본 펀드에 재투자한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일본 증시의 조정을 기회로 삼아 200억원가량이 추가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개인투자자도 조정을 받을 때마다 일본 펀드로 꾸준히 자금을 넣고 있다.

시장에서는 올해 일본 증시의 상승 쪽에 무게를 싣고 있다. 일본 주식이 미국에 비해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다는 점도 매력 요인으로 꼽힌다. 알렉산더 트레베 피델리티자산운용 일본주식부문 총괄은 “지난해 말 일본 정부는 추가 양적 완화 정책으로 경기부양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며 “올해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기업 이익 증가에 따른 증시의 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임 이사도 “올해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20엔 수준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환율 수준을 감안할 때 일본 증시는 전고점 대비 5~6%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기업지배구조 이슈를 주목해볼 만하다는 게 전문가의 의견이다. 트레베 총괄은 “일본 기업들이 자본효율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주주가치와 자기자본이익률(ROE)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며 “일본 증시에는 수급적으로도 긍정적 요인”이라고 평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