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의 기준금리가 연 2.00%로 3개월 연속 동결됐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15일 오전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연 2.0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두 차례의 금리 인하 효과를 더 지켜볼 필요가 있는데다 가계부채 문제 등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가계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특히 취약계층이 몰려 있는 2금융권의 가계부채 증가율이 높아지면서 가계부채 질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2금융권인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 11월말 기준 10조642억원으로 기록하며 27개월만에 처음으로 10조원을 넘어섰다.

은행권 가계대출도 급증했다. 한은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은행 대출을 통해 늘어난 가계부채는 37조3000억원으로 전년대비 1.6배에 달했다. 대출 증가는 주택담보대출(35조5000억원)이 주도했으며 연간 증가폭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에 금융당국은 다음달 초 주택담보대출의 구조전환에 초점을 맞춘 가계부채 대책을 내놓을 전망이다.

현재 시장에선 경기둔화, 저물가 기조 장기화를 막기 위한 금리 인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두 차례 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소비·투자심리 위축이 지속되고 있고 유가급락 여파까지 더해져 물가 상승 가능성은 낮아졌다. 지난해 12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동기 대비 0.8% 오르는 데 그치며 14개월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김문일 유진투자선물 연구원은 "전날 국고채 3년물 금리가 처음으로 1%대에 진입한 것도 금리 인하 기대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유가급락으로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고 유럽중앙은행(ECB)이 추가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할 경우 금리 인하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일찌감치 금리 동결을 예상했다. 금융투자협회가 국내 채권 관련 종사자들에게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 111명 중 107명(96.4%)이 금통위의 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한경닷컴 채선희 기자 csun0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