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중국·러시아 유망…주식·채권 매수 시기 저울질"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사진)은 러시아와 중국을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는 “러시아 주식과 채권 매수 시기를 엿보고 있다”며 “후강퉁(중국 홍콩과 상하이 증시 간에 교차매매 허용) 개시로 최근 과열된 중국 주식도 내리면 추가로 살 것”이라고 말했다.

세계 경제의 불안으로 미국 달러자산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지만 그는 “미국 주식은 사상 최고 수준이기 때문에 매력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대신 위험회피 수단으로 달러를 현금으로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장기적으로는 농산물상품이 여전히 유망하다는 게 로저스 회장의 주장이다. 최근 금값 상승에 대해선 “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추가로 사거나 팔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매력적인 시장은 어디인가.

“단연 러시아와 중국이 유망한 시장이다. 러시아 주식과 채권을 사려고 시기를 엿보고 있다. 중국 주식은 작년부터 보유하고 있는데 최근 너무 올랐다. 주가가 하락하면 추가로 매수할 계획이다. 미국 주식은 안 산다. 미국 주식은 사상 최고치로 비싸기 때문이다. 선진국에선 일본 주식이 최고치 수준 대비 싸기 때문에 매력적이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 "중국·러시아 유망…주식·채권 매수 시기 저울질"
▷유망한 상품투자는 무엇인가.

“투자 시기를 단정할 순 없지만 장기적으로 농산물상품이 유망하다. 가격이 떨어지는 농산물일수록 좋은 투자처다.”

▷금값이 오르고 있는데.

“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지금은 팔지도 사지도 않고 있다. 금값이 온스당 1000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추가 매수하겠지만 현재는 또 다른 매매 기회를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국제 유가 전망은.

“국제 유가는 금융위기 때처럼 배럴당 30달러 밑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 하지만 너무 낮은 가격이 오래 지속될 것 같지는 않다. 국제 유가가 얼마나 떨어질지는 정치와 정치인들에게 달렸다.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 러시아 등 산유국과 협상해 생산량을 줄일 수도 있다.”

▷그럼 지금이 석유에 투자할 때인가.

“아직 바닥은 아니다. 유가가 바닥을 치면 석유를 살 거다. 투자자들은 극심한 공포가 오면 오히려 그 공포를 사야 하는데 아직 오지 않았다. 중국이나 한국처럼 석유 소비가 많은 나라는 지금이 보유량을 늘려야 할 때다.”

▷달러 강세 지속될까.

“미국 경제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부채는 사상 최고치다. 사람들은 경제적 혼란이 생길 때마다 ‘안전한 피난처’를 찾아 미국 달러로 몰려든다. 하지만 달러가 너무 비싸지면 더 이상 피난처가 아니다. 그 순간이 오면 달러를 팔고 다른 것을 살 것이다.”

▷올해 미국 경제 전망은.

“미국과 유럽은 양적 완화 덕분에 지금 신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인위적인 ‘화폐찍기’는 결국 대가를 치를 것이다. 올해 말이나 내년 초쯤 그동안 인위적으로 양적 완화를 한 데 따른 심각한 경제 위기가 닥칠 것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언제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하나.

“시장이 그 시기를 결정할 것이다. 시장 금리가 올라가기 시작하면 시장의 힘이 Fed보다 세다는 것을 사람들이 알게 될 것이다. 그럼 언제나처럼 Fed도 시장을 따라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미국 금리인상 여파는.

“사람들이 금리인상으로 고통을 받고 공포가 일어날 것이다. Fed는 ‘오 미안하다’며 다시 돈을 찍어내고 시장은 안도하며 활기를 찾겠지만 그 이후가 문제다. Fed가 금리 조정을 반복하다 보면 시장에서 더 이상 먹히지 않고 결국 심각한 경기하강에 빠질 것이다.”

▷한국 증시 전망은.

“일본 엔저가 한국 기업들을 더욱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주식을 더 사고 싶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 원화 가치를 인위적으로 평가절하하는 방식은 사람들에게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기 때문에 좋지 않다. 배당강화 정책이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본다.”

▷주식과 채권 중 무엇이 유망한가.

“시장에 문제가 생기면 돈은 채권으로 이동한다. 다만 미국 채권시장은 계속 상승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나는 단기 우량채권에만 투자하고 있다.”

허란 기자 w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