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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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코스피지수 1900선이 무너졌다. 강력한 지지선으로 평가받던 1900선이 맥없이 뚫리면서 연초 투자자들의 심리가 대폭 개선될 것이란 ‘1월 효과’에 대한 기대감도 사라지고 있다. 올해 첫 개장일인 지난 2일엔 0.57% 오른 1926.44를 기록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예고했다.

하지만 유가 급락과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하락세를 거듭했다. 일부 증권사(대신증권, 하나대투증권)들이 제시했던 올해 예상 코스피지수 밑단이던 1880선은 지난 6일 장중 무너졌다. 7일에도 연이어 장중 1876.27까지 떨어지며 신년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3년째 거듭되고 있다. 2013년 1월 한 달간 코스피지수는 3.40% 하락했으며 지난해 1월에도 3.49% 떨어졌다. 연초마다 주가가 급등하는 등 ‘1월 효과’가 이젠 ‘1월 악몽’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글로벌 악재로 시장을 둘러싼 여건이 좋지 못한 데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 둔화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8일엔 삼성전자의 4분기 영업이익이 증권업계 전망치를 뛰어넘어 전 분기보다 28.08% 늘어난 5조2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되며 외국인 투자자들의 순매수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이를 장기적인 호재로 받아들이긴 어려운 분위기다. 다른 대형주들의 경우 수출 감소 등에 따라 4분기 실적 개선을 기대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중소형주 중심의 코스닥시장에 관심을 갖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1월 효과’ 또한 유가증권시장보다 코스닥시장에 더 부합하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대외악재에 발목이 묶인 코스피지수와 달리 코스닥지수는 지난해 10월 초순 이후 최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분석 결과 2001년부터 2014년까지의 1월 코스피 월평균 수익률은 3%에 못 미치지만 코스닥 월평균 수익률은 6%를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신중론도 나오고 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소형주 역시 글로벌 악재들로부터 자유롭지 않기 때문에 투자 전 각 기업의 실적과 성장가치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