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와 혁신의 현장 CES] 전자업계 '사물인터넷', 자동차업계 '무인차'
‘CES 2015’에서 제시된 화두는 사물인터넷(IoT) 시대를 맞이하는 정보기술(IT) 업계의 기술 혁신과 한계 돌파로 요약된다. 글로벌 IT·자동차 업계 수장들은 혁신의 장으로 불리는 CES에서 간결하고 분명한 목소리로 기술 혁신이 보여주는 미래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는 단연 사물인터넷이다.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사물인터넷의 무한한 가능성’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면서 공상과학 영화 ‘백 투더 퓨처’를 언급했다. 윤 사장은 “영화의 장면들은 더 이상 공상과학만의 이야기가 아니다”며 “사물인터넷도 허구(fiction)가 아니라 현재의 사실(fact)”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2017년까지 삼성전자의 TV 전 제품에 사물인터넷 기술을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또 2020년까지는 TV를 포함한 모든 제품을 이 기술로 100%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기조연설 중 뒤쪽 대형 스크린에 ‘초당 20개 기기 연결’이란 문구가 뜨자 “지금 20개의 디바이스가 연결됐다. (1초 후) 지금도, (다시 1초 후) 지금도”라고 말했다.

안승권 LG전자 사장(CTO·최고기술책임자)도 사물인터넷의 미래를 소개했다. 안 사장은 “생활 속 모든 기기가 인간과 협업하는 시대가 곧 온다”며 “LG 고유의 기술로 개발한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외부에 적극 개방하는 전략으로 이 시장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인수한 미국 IT 업체인 스마트싱스의 알렉스 호킨슨 최고경영자(CEO) 역시 사물인터넷에 주목했다. 호킨슨 CEO는 “사물인터넷이 티핑 포인트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정보화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혁신에 이어 인류의 생활 방식이 다시 한번 크게 바뀌는 변곡점에 왔다는 진단이다. 그는 “인터넷의 영향력이 사물로 확대되면서 거대한 변화의 물결이 몰려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은 혁신을 주문했다. 체임버스 회장은 “기업은 스스로를 파괴해 기존 시장을 무너뜨려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시장에 의해 파괴될 것”이라고 말해 주목받았다. 빠르게 변화하는 IT 환경에서 자기 자신을 혁신하지 않으면 몰락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는 “모든 산업이 사물인터넷 혁명의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모든 회사가 IT 기업이 될 것”이라고도 말했다.

글로벌 자동차 업계는 IT 업계와의 협업을 강조했다. 디터 체체 메르세데스벤츠 회장은 “자동차에 IT를 접목하는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면서 자동차 산업은 진정한 전성기를 맞고 있다”고 설명했다. 마크 필즈 포드 회장은 무인 자동차 시대가 다가왔음을 알렸다. 필즈 회장은 “(핸들과 페달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는 현실적으로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며 “5년 내에 누군가 무인차를 내놓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모빌리티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사업의 모든 분야에 있어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스베이거스=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