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동문회 사칭 정보수집·피싱 '기승'
대학 동문록을 만든다며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사기전화가 대학가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연세대 커뮤니티에는 ‘동문회 사칭 전화를 조심하라’는 게시글이 2~3건 올라왔다. 게시글에는 ‘어제 연대 동문회라면서 전화가 왔다’ ‘동문록을 업데이트한다며 직장 및 개인정보를 요구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입사하게 된 회사와 부서 등을 자세히 묻는 전화가 왔다’는 내용도 있었다.

일부 동문은 ‘동문록을 발송할 테니 5만원을 입금하라’는 독촉전화를 받기도 했다.

사기로 의심되는 전화를 받은 사례는 연세대뿐만이 아니다. 충북지역의 C대학을 졸업한 정모씨(28)도 “동문 주소록을 업데이트한다고 해서 취업정보 및 개인정보를 말해줬고 추후 피싱사기로 의심되는 전화가 꽤 걸려왔다”며 “동문회 사칭 전화로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부분 대학은 개인정보 유출 등을 문제삼아 동문록을 만들지 않고 있다. 전화의 대부분이 사기전화 혹은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활동일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피해 의심 사례가 발생한 연세대 역시 2004년 이후 동문록을 발간한 적이 없다.

연세대 총동문회 관계자는 “개인정보보호법이 강화되면서 동문록을 2004년에 만들었고, 이 동문록도 당시 10년 만에 만든 것”이라며 “학교 커뮤니티에 동문회 차원에서 동문록 발간은 하지 않고 있다는 공지를 띄울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문 정보는 헌책방, 웹페이지 등에도 쉽게 노출돼 있다. 인터넷 검색 창에 각종 대학과 동문회 관련 키워드를 입력하면 주소록이 뜨는 경우가 많다. 헌책방 등에서도 개인정보가 담긴 동문록을 별도의 증명 절차 없이 매입할 수 있다. 경찰 관계자는 “헌책방 등을 통해 동문록을 입수한 뒤 보이스피싱을 하는 경우가 많은 만큼 항상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호 선한결 기자 highk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