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수출입은행이 에콰도르에 53억달러를 제공하는 서명식 후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이 7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수출입은행이 에콰도르에 53억달러를 제공하는 서명식 후 악수하고 있다. 베이징AFP연합뉴스
중국이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유가 하락 등으로 위기에 빠진 라틴아메리카 국가들 껴안기에 나섰다.

7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8~9일 베이징에서 라틴아메리카 30개국의 대통령 및 장관급 고위 인사들을 초청, ‘중국·라틴아메리카 포럼’을 연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개막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이번 행사에서는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국가 간 정치·경제적 협력방안이 논의된다. 자오창후이 중국사회과학원 연구원은 “중국은 라틴아메리카의 자원이 필요하고, 라틴아메리카는 미국 일변도의 외교관계에서 벗어나려 한다”며 “포럼에서 중국의 라틴아메리카에 대한 투자계획이 발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에콰도르 재정부는 이날 중국으로부터 53억달러의 차관을 제공받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에콰도르에서 생산되는 석유의 90%를 수입하고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포럼기간 중 시 주석과 만나 경제원조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시 주석은 이미 지난해 7월 9일간의 일정으로 라틴아메리카를 순방하면서 아르헨티나에 75억달러, 베네수엘라에 40억달러의 차관을 제공하기로 약속했다. 또 브릭스(BRICS) 정상회의에서 브릭스개발은행 설립에 관한 협정에 서명하는 등 중남미 국가에 대한 재정 지원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중국과 라틴아메리카 국가의 무역규모는 2013년 2616억달러로 2000년에 비해 20배 커졌다. 중국의 이 지역에 대한 누적 투자규모도 800억달러로 중국의 총 해외직접 투자금액의 13%를 차지한다.

진보쑹 국제무역과 경제협력연구원 연구위원은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와 가까워지고 있는 것에 대해 미국이 뒷마당을 침입당하는 것으로 우려할 수 있다”며 “그러나 중국과 라틴아메리카의 관계는 특정 국가에 적대적이거나 배타적인 게 아니며 중국은 누구를 위협할 의도도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