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들 위한 '스마트 가발' 만든 대학원생들 "항암치료 후 외출 못한 할머니 생각하며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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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IST 컴퓨터 경진대회' 동상
가발에 센서 달아 건강상태 체크
위급상황 땐 병원·보호자에 통보
가발에 센서 달아 건강상태 체크
위급상황 땐 병원·보호자에 통보
“돌아가신 할머니는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빠진 이후로 한 번도 외출하지 않으셨어요. 할머니처럼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을 돕기 위해 스마트 가발을 개발했습니다.”(성균관대 대학원생 이지훈 씨)
대학원생들이 암환자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병원에 연락하는 ‘똑똑한’ 가발을 만들어 화제다.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대학원생 6명과 안양대 학부생 등 7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팀을 이뤄 개발한 ‘항암환자를 위한 스마트한 가발’은 지난해 11월 KAIST가 주관한 ‘웨어러블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겉보기엔 평범한 가발이지만 스마트 가발 안에는 심장박동과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 블루투스 통신장비가 내장돼 있다. 환자와 보호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 체온과 심장박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보호자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발송된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병원과 보호자에게 환자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 가발에 내장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켜져 주변을 지나는 이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조준동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교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이 주축이 된 개발팀은 지난해 5월부터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바깥 출입을 못하는 암 환자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자는 이지훈 씨(29)의 제안에 팀원들이 의기투합했다.
법학, 수학, 디자인, 컴퓨터 공학, 전기전자공학, 의료IT공학 등 학부 전공이 서로 다른 팀원들이 모여 짧은 시간 안에 시너지 효과가 났다. 센서가 측정한 시간과 각도를 계산해 환자가 쓰러졌는지 감지하는 알고리즘은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 유지환 씨(27)가, 심장박동 센서는 의료IT공학을 전공한 유준우 씨(27)가 개발하는 식이었다.
유지환 씨는 “제가 수학적 논리를 세우면 전기전자를 전공한 동료는 이를 구체적으로 프로그래밍했다”며 “학문적 배경이 다양한 팀원이 모인 덕분에 만날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스마트 가발 관련 기술을 특허 출원한 이들은 곧 창업에 나설 계획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회혁신형 기업이 목표다. 이씨는 “법학을 전공하고 로스쿨에도 합격했지만 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에 공대 대학원에 진학했다”며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해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요즘 가발은 물론 옷 신발 안경 등에 컴퓨터를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환자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
대학원생들이 암환자의 건강상태를 실시간으로 체크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자동으로 병원에 연락하는 ‘똑똑한’ 가발을 만들어 화제다.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대학원생 6명과 안양대 학부생 등 7명이 주인공이다. 이들이 팀을 이뤄 개발한 ‘항암환자를 위한 스마트한 가발’은 지난해 11월 KAIST가 주관한 ‘웨어러블 컴퓨터 경진대회’에서 동상을 받았다.
겉보기엔 평범한 가발이지만 스마트 가발 안에는 심장박동과 체온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 블루투스 통신장비가 내장돼 있다. 환자와 보호자는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 체온과 심장박동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건강에 이상 징후가 나타나면 보호자의 휴대폰으로 문자가 발송된다. 환자가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위급상황이 발생하면 병원과 보호자에게 환자의 위치를 알려주기도 한다. 또 가발에 내장된 발광다이오드(LED) 전구가 켜져 주변을 지나는 이들이 위급한 상황에 처한 환자를 도울 수 있도록 했다.
조준동 성균관대 휴먼ICT융합학과 교수 연구실 소속 대학원생들이 주축이 된 개발팀은 지난해 5월부터 제품 개발을 시작했다. 항암 치료로 머리카락이 모두 빠져 바깥 출입을 못하는 암 환자들을 위한 제품을 만들자는 이지훈 씨(29)의 제안에 팀원들이 의기투합했다.
법학, 수학, 디자인, 컴퓨터 공학, 전기전자공학, 의료IT공학 등 학부 전공이 서로 다른 팀원들이 모여 짧은 시간 안에 시너지 효과가 났다. 센서가 측정한 시간과 각도를 계산해 환자가 쓰러졌는지 감지하는 알고리즘은 학부에서 수학을 전공한 유지환 씨(27)가, 심장박동 센서는 의료IT공학을 전공한 유준우 씨(27)가 개발하는 식이었다.
유지환 씨는 “제가 수학적 논리를 세우면 전기전자를 전공한 동료는 이를 구체적으로 프로그래밍했다”며 “학문적 배경이 다양한 팀원이 모인 덕분에 만날 때마다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왔다”고 말했다.
스마트 가발 관련 기술을 특허 출원한 이들은 곧 창업에 나설 계획이다. 어려운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도울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는 사회혁신형 기업이 목표다. 이씨는 “법학을 전공하고 로스쿨에도 합격했지만 기술을 통해 인간의 삶을 변화시키고 싶다는 생각에 공대 대학원에 진학했다”며 “다양한 원천기술을 개발해 장기적으로 해외 시장에도 진출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은 요즘 가발은 물론 옷 신발 안경 등에 컴퓨터를 적용해 스마트폰으로 환자의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