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은행들의 지난해 대출액이 90조원을 웃돌며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이후 6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났다. 정부의 부동산 활성화 정책과 기술금융 활성화 노력으로 주택담보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1일 ‘2014년 11월 말 국내 은행의 대출채권 및 연체율 현황’ 자료에서 국내 은행의 원화 대출이 11월 한 달 동안 9조7000억원 늘어 대출채권 잔액이 1252조1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은행 대출잔액이 1250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대출 증가액은 90조1000억원이다. 201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40%(64조3000억원) 늘었다. 이 같은 증가액은 부동산 거품이 최고조를 달리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불렀던 2008년(115조3000억원)에 이은 역대 두 번째 규모다.

11월 대출 급증세는 한 달 새 6조원(유동화 대출은 제외)이 불어난 가계 대출과 4조9000억원 증가한 중소기업 대출이 주도했다. 특히 가계 대출은 한 달 전인 10월 6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한 뒤 고공행진을 지속했다. 6조원의 가계 대출 중 주택담보 대출이 5조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연체율이 높아지지 않은 점은 희소식이다. 11월 대출의 평균 연체율은 0.89%로 10월보다 0.01%포인트 떨어졌다.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0.75%로 변화가 없었지만 중소기업 대출은 1.22%로 0.01%포인트 높아졌다. 가계 대출 연체율은 0.62%로 0.03%포인트 내렸다.

박종서 기자 cosm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