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한경 소비자 대상] 혁신에 가치 담아 소비자 마음을 꿰뚫다
올해 하반기 소비심리는 더욱 위축됐다. 침체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의 부양책이 이어졌지만 소비심리는 쉽게 살아나지 못했다. 지난 22일 정부는 내년 성장 전망치를 4%에서 3.8%로 하향 조정했다. 소비심리가 쉽사리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소비자들은 더 합리적으로 소비하기 시작했다. 백화점보다 값이 더 저렴한 아울렛 매출이 크게 늘었다. 면세점이나 서울시내 중심가 백화점엔 유커 등 외국인들만 늘었다. 할인 행사를 해도 내국인들의 소비는 크게 늘지 않았다. 명품을 사려는 소비자들은 값이 더 싼 해외 온라인몰을 찾기 시작했다.

‘2014 하반기 한경 소비자대상’을 수상한 18개 회사 24개 제품은 소비자들의 합리적 소비 트렌드를 정확히 파고 든 제품들이다. 가격 대비 품질을 높이고,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 제품을 선보인 업체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가전·정보기술(IT) 분야에서는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술력이 주목받았다. 삼성전자는 세계 최초로 옆면에 화면을 단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엣지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2월 출시한 화면이 휜 초고화질 TV ‘커브드 UHD TV’의 커브드 화면은 시야 영역을 한층 넓혀 실제보다 화면이 더 커 보이는 파노라마 효과를 준다.

삼성 노트북 M은 화면 크기는 A4용지보다 작은 29.5㎝(11.6인치)로 줄였지만 성능은 강화했다. 삼성 세탁기 버블샷3 W9000은 버블이 한층 더 깨끗한 세탁을 돕는 버블테크, 강력한 물살로 깨끗하게 때를 제거해주는 초강력 워터샷 기능 등을 통해 소비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김치냉장고 2015년형 지펠아삭 M9000은 조상들이 김치를 땅에 묻는 방식으로 정온을 유지하면서 김치 맛을 살린 지혜를 구현한 제품이다. 삼성 셰프컬렉션 냉장고는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요리사들의 경험과 의견이 제품 개발에 반영돼 화제를 모았다.

LG전자의 디오스 얼음 정수기냉장고는 지난해 9월 출시한 855L을 시작으로 지난 3월 786L 양문형 제품, 7월 824L 상냉장·하냉동 타입에 이르는 6종의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다양화했다. LG전자의 몽블랑 공기청정기는 기존 사각형 디자인에서 벗어나 원형 외관을 구현한 것이 특징이다.

더존비즈온은 ‘더존 기업자원관리(ERP)’를 통해 규모가 큰 회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더존ERP를 쓰는 국내 기업고객은 15만곳에 이른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제네시스는 지난해 11월 출시 이후 판매를 꾸준히 끌어올리고 있다. 엔진 성능을 개선하고 디자인을 고급화한 것이 특징이다. 올 들어 11월까지 국내에서 3만3754대가 팔렸다.

식품업체들은 소비자들의 바뀐 취향을 파고 들었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은 지난 8월 출시 후 5개월 만에 매출 200억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편의점 등 유통매장에서는 품절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의 피부유산균 CJLP-133은 피부 질환으로 고통받고 있는 소비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일부 대형마트와 온라인쇼핑몰에서만 판매해 출시 1년 만에 1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골든블루는 저도주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겨냥했다. 지난 4월 출시한 골든블루 다이아몬드를 앞세워 위스키 시장 2위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롯데주류는 맥주 본고장 독일의 정통 제조방법인 오리지널 그래비티 공법을 사용한 맥주 클라우드를 내세워 인기를 끌고 있다.

오뚜기는 진라면의 염도를 낮추고 면발과 스프 맛을 개량한 것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동서식품은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즐기는 사람이 늘어나는 추세를 반영해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 판매를 크게 늘리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탄산수 트레비는 트랜스지방과 당류가 전혀 들어 있지 않고 미네랄 성분을 함유하고 있어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배스킨라빈스는 시즌별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특별 패키지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마나술의 보디셀루션은 별다른 마케팅 활동 없이도 중국 웨이보와 타오바오에서 입소문이 나며 해외에서만 250만장이 판매되는 ‘대박’을 쳤다. 샴푸 브랜드 려(呂)는 출시 3년 만인 2010년 연매출 1000억원대의 ‘메가 브랜드’로 올라섰으며, 출시 이후 5년 연속 한방샴푸 분야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가정용 헬스케어 전문기업인 복정제형은 안마의자 전문 브랜드 코지마로 주목받고 있다. 오리엔트골프는 올해 신제품 ‘야마하 RMX(리믹스) 드라이버’를 선보여 골퍼들의 좋은 반응을 얻었다.

강진규 기자 jos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