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사물인터넷…소문난 잔치 먹을것도 많네, 게임·부품·콘텐츠…잔칫상 아직 제대로 못 차려
알짜 중소형주 전망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환율과 유가가 급변하면서 수출주 비중이 높은 대형주에만 기댈 수 없기 때문이다. 올 한 해 코스피지수가 1.61% 하락하는 동안 소형주지수는 24.46%, 코스닥지수는 10.28% 오르며 대형주보다 쏠쏠한 재미를 줬다. 중소형주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고 기술력도 겸비한 정보기술(IT) 관련주를 중심으로 증권가가 점치는 연말·연초 중소형주 ‘기상도’를 살펴본다.

◆헬스케어·사물인터넷 ‘맑음’

헬스케어와 사물인터넷 관련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았다. 헬스케어 업종은 국내에서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데다 주요 선진국에 비해 의료비 지출이 적었던 만큼 향후 높은 성장성이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강태신 KB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애플 구글 삼성 등 글로벌 기업들이 차세대 유망사업으로 헬스케어 분야를 주목하고 있다”며 “원격 모니터링, 원격 진료와 관련된 업종 전망을 긍정적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비트컴퓨터(원격진료 시스템)와 코텍(의료용 모니터), 휴비츠(안과용 진단기기), 디에이치피코리아(일회용 인공눈물), 인바디(체성분 분석기), 아이센스(혈당측정 및 바이오센서) 등이 주요 관련주로 거론된다.

‘테마주’를 형성하며 주가가 요동쳤던 사물인터넷 관련주도 지속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성장성에 대한 ‘장밋빛’ 전망이 이어진 덕이 크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작년 3000억달러 규모였던 글로벌 사물인터넷 관련 시장은 2020년 1조9000억달러로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내년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과 ‘사물인터넷 관련 사업협력’을 주제로 단독회의를 열 것으로 알려지는 등 주요 기업들의 관련 시장 선점 경쟁도 치열하다. 증권가에선 기가레인과 효성ITX 같은 기존 사물인터넷 테마주 외에 3D 검사장비업체 고영이나 레이저장비업체 이오테크닉스처럼 사물인터넷 사업으로 확장이 가능한 기술력을 가진 종목을 신규 수혜 후보군으로 꼽고 있다.

◆종목별 장세…곳에 따라 흐림

콘텐츠와 게임, 부품 등은 같은 업종에서도 해외시장 진출이나 해외자본과의 제휴 여부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경우가 적지 않을 전망이다. 올해 스마트폰시장 성장 둔화로 수익성에 직격탄을 맞은 IT 부품업계는 한동안 ‘구름’이 낄 것으로 점쳐졌다. 삼성전자 등 주요 업체의 차기 스마트폰 전략이 아직 명확하지 않아 사업계획을 짜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올 3분기까지 주요 IT 부품사인 파트론(-48%)과 대덕전기(-37%)의 영업이익도 크게 줄었다. 한동안 이 같은 부품사 고난의 흐름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다만 ‘애플 워치’를 비롯한 스마트 시계 등의 보급 확대에 따른 IT 생태계가 구성되면 반도체와 각종 센서, 칩 등의 생산업체는 상대적 수혜가 기대된다.

모바일 게임과 콘텐츠 관련 업종은 해외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거나 중국 등 업체와 제휴관계를 맺거나 투자를 받는 종목과 그렇지 않은 종목 간에 ‘지역별로 다른 날씨’마냥 차별화가 진행될 전망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