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세율 38% 적용 과표구간 1억5000만원부터로 확 낮춰
연봉 5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장기적립펀드 등 稅혜택 확대

올해 연말정산에서는 김 부장처럼 작년보다 세금을 더 내야 하는 직장인이 수두룩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봉 5000만원 이상 직장인의 세 부담이 예상된다. 반면 5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부담 증가가 미미하고, 3000만원 미만은 세 부담이 다소 줄어들 전망이다.

세금 부담이 올 들어 크게 늘어난 것은 1차적으로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뀐 영향을 받아서다. 과거 ‘고소득자일수록 연말정산 환급액도 크다’는 속설이 있었다. 고소득 근로자들이 평소 세금을 많이 냈기 때문에 그만큼 돌려받는 액수가 큰 측면도 있었지만 연말정산 때 소득공제도 많이 받았다. 본인 의료비와 교육비의 경우 소득공제금액에 제한이 없어 교육비와 의료비 지출이 클수록 공제도 많았다.
근로소득금액에서 소득공제를 빼 나오는 과세표준에 세율을 곱하면 산출세액이 계산된다. 소득공제를 많이 받을수록 과세표준이 낮아지고 세율도 낮아지게 된다. 김 부장의 경우 작년에 소득공제를 많이 받아 세율 15%를 적용받았지만 올해는 정산방식이 세액공제로 바뀌면서 세율이 24%로 껑충 뛰었다.
게다가 세액공제에 한도가 생겼다. 의료비, 교육비, 기부금은 사용한 금액의 최대 15%만 공제를 받을 수 있다. 연금저축과 보장성 보험료의 경우 12%다. 직장인에게 절세상품으로 인기가 많은 연금저축은 400만원을 납입하면 작년에는 최대 40%까지 소득공제를 받았으나 올해는 12%까지만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다.

올해 자녀세액공제가 신설됐지만 1인당 15만원에 불과하다. 과세표준이 1억5000만원(연봉 기준으로 약 2억원)을 초과하는 고소득 근로자는 세금 부담이 더 커졌다. 작년까지는 3억원(과세표준)을 초과해야 최고세율(38%)이 적용됐지만 올해부터는 최고세율 적용구간이 1억5000만원으로 낮아졌다.
◆5000만원 미만은 부담 증가 미미
이와 달리 총급여 5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세금 부담 증가가 미미하거나 오히려 소폭 감소할 수도 있다. 원래 세율이 낮아 소득공제가 세액공제로 바뀌어도 세율이 크게 오를 여지가 적은 데다 저소득 근로자는 근로소득세액공제 금액이 더 늘었기 때문이다. 연봉 5000만원 미만 근로자가 장기집합투자증권(장기적립식펀드)에 가입하면 연 6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주는 등 공제 혜택도 추가됐다.
외환은행 PB센터에서 총급여 5000만원 근로자에 대해 가상의 연말정산을 실시한 결과 세금 부담이 지난해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정국 외환은행 PB센터 세무사는 “시뮬레이션 결과 연봉 5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작년보다 세금 부담이 거의 늘어나지 않고 3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세금 부담이 줄어들 전망”이라며 “장기적립식펀드 등 소득공제 혜택이 늘어난 5000만원 미만 근로자는 절세상품에 미리 가입해 두는 게 좋다”고 말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