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 하락세에 힘입어 미국 경기 회복세가 한층 강해지고 미 중앙은행(Fed)의 초저금리 정책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미 뉴욕연방은행의 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CNBC 수석칼럼니스트인 래리 쿠드로는 30일 “유가 하락이 중산층에 엄청난 세금 인하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에서 66달러로 하락하고, 휘발유 가격이 갤런(3.78L)당 4달러에서 2.78달러로 떨어지면서 연간 1250억달러의 세금 인하 효과가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너지 비용이 하락하면 기업들은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가계는 가처분 소득이 늘어난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가 하락이 미 경제를 부양할 것이라며 특히 소비자가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제 유가가 하루 새 10% 가까이 급락한 지난 28일 미 최대 유통업체 월마트 주가는 2.6% 급등해 이런 기대감을 반영했다.

전문가들은 또 저(低)유가가 인플레이션 압력을 약화시켜 Fed의 조기 금리 인상 압박을 누그러뜨릴 것으로 보고 있다. 28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향후 10년간 예상 인플레이션율이 1.8% 밑으로 떨어졌다. 이는 지난 3년간 가장 낮은 수치다.

유가 하락은 달러 강세를 지속시킬 전망이다. 통상 원유 수출국은 결제대금을 달러로 받은 뒤 이를 외환시장에서 다시 팔기 때문에 고(高)유가 때는 달러가 약세를, 저유가 때는 달러가 강세를 보인다.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면서 미 국채시장과 주식시장으로 국제자금 유입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장진모 특파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