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1월27일 오전 11시26분

국내 부동산펀드 설정금액이 급감하고 있다. 주력 자산이던 오피스빌딩 매매가 하반기부터 움츠러들고 투자수익률까지 하락한 탓이다. 대형 부동산펀드는 발 빠르게 해외 부동산으로 방향키를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매물로 나온 국내 대형 빌딩 등의 거래도 상당한 타격을 입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쪼그라드는 부동산 펀드

[마켓인사이트] 중대형빌딩 투자수익률 뚝…쪼그라드는 부동산펀드
27일 부동산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3분기에 새로 설정된 부동산펀드는 37개(1.9조원)로 전 분기 대비 23% 감소했다. 지난 10월 설정된 펀드는 모두 14개(2385억원)로, 전달인 9월(9개, 6365억원)의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특히 10월에 설정된 펀드금액의 70%(1685억원)가 해외 오피스, 리츠, 호텔 등에 투자된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30%를 차지하는 국내 부동산펀드는 100억원 미만의 소형 펀드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투자용 펀드는 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주택저당증권(MBS), 부실채권(NPL), 오피스 등에 투자하는 것으로 규모가 작아지고 있다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전체 부동산펀드 설정 규모가 줄어드는 것은 부동산펀드의 주력 자산인 오피스빌딩이 하반기 들어 기를 못 펴고 있기 때문이다. 3분기 오피스빌딩 투자수익률은 1.2%로 전 분기 보다 0.39%포인트 떨어졌다. 서울 시내 중대형 빌딩의 거래 부진으로 간접투자를 통한 매수 비중도 늘지 않았다.

강승일 코람코자산신탁 조사분석팀장은 “입찰 물건들의 거래가 지연되거나 무산되면서 올해 3분기 내내 꾸준히 증가했던 거래 건수가 지난달부터 크게 줄었다”고 전했다.

○해외에서 활로 찾아라

자산운용사들의 해외 부동산 편입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삼성SRA자산운용은 10월 하와이 소재 호텔에 메자닌 투자했고, 동부자산운용은 미국 소재 부동산을 사들였다. 한화자산운용은 해외 부동산 후순위 대출 채권을 편입했고, 하나다올자산운용은 휴스턴 오피스 우선주에 투자했다. JB자산운용의 경우 미국 뉴저지 소재 오피스펀드 지분증권을 매입했다.

주요 투자자들의 관심이 해외로 쏠리면서 국내 부동산 매물 거래 부진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는 게 업계의 우려다. 올 하반기 스테이트타워 남산, 올리브타워, YG타워, 정동빌딩, YTN타워, 오토웨이타워, HLMC빌딩, 서부금융센터, 유진증권빌딩 등이 매물로 나왔지만 거래에 애를 먹고 있다. 한 부동산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높고, 투자대상도 다양한 해외 부동산 투자가 요즘 자산운용사들의 공통 관심사”라고 말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