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둥성 선전시 도심 백화점에 자리잡은 중국 가전양판점 쑤닝의 직원이 삼성전자 UHD TV를 소개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 도심 백화점에 자리잡은 중국 가전양판점 쑤닝의 직원이 삼성전자 UHD TV를 소개하고 있다. 정지은 기자
중국 광둥성 선전시의 도심 백화점에 자리잡은 중국 최대 가전양판점 쑤닝. 매장 입구에서부터 삼성전자 초고화질(UHD) TV가 눈에 띄었다. 마치 국내 가전매장에 온 듯 삼성 제품이 앞쪽에 진열돼 있었다. 주변은 ‘흠잡을 데 없는 화질’ ‘새로운 화질’ 등 UHD TV 광고로 가득했다.

◆사라진 풀HD, 뜨는 UHD

이 매장에서 풀HD TV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진열된 제품 10대 중 9대가 UHD TV였고, 그나마 있는 풀HD TV는 구석으로 밀려나 있었다. 일부러 풀HD TV를 찾지 않는 한 접근하기 힘든 위치였다. 매장 종업원인 왕웨이는 “UHD TV 가격이 많이 내리면서 풀HD를 살 바엔 UHD TV를 사는 게 낫다”며 “매장에 더 이상 풀HD는 들여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약 6개월 전만 해도 이 매장에서 UHD TV의 존재감은 미약했다고 했다. 당시 UHD TV 한 대 가격이면 풀HD TV 두 대를 살 수 있을 정도로 가격차가 컸기 때문이다. 그러다 가격 인하 공세가 이어지면서 UHD TV 판매가 빠르게 늘어났다.

여기에서 가장 잘 팔리는 UHD TV는 삼성전자의 55인치 제품. 이 매장에서만 한 달에 30대 이상 팔리는 히트상품이었다. 평소 가격은 9899위안(약 179만원)인데, 주말에는 추가 할인이 적용돼 더욱 싸게 살 수 있다. 2만7999위안(약 507만원)으로 아직 비싼 편인 65인치 커브드 UHD TV는 한 달에 5대 정도 꾸준히 팔린다고 했다.

중국 UHD TV 시장의 성장에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컸다고 매장 종업원은 귀띔했다. 삼성전자는 UHD TV의 초창기인 지난해 하반기 단순 저가형만 내놓던 중국 업체들 사이에서 주춤하다 올 2분기 가격을 낮추면서도 성능과 기능은 만족할 만한 보급형을 앞세워 판세를 뒤집었다고 했다.

◆삼성을 쫓아오는 중국 업체들

매장 직원들은 최근 도시 소비자가 선호하는 TV로 1위 삼성전자, 2위 콩카, 3위 TCL을 꼽았다. 일본 소니 제품은 매장에 있기는 했으나 진열된 TV 9대 중 7대는 화면이 꺼져 있었다. 소비자 관심이 크지 않다는 얘기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중국 UHD TV 시장 점유율(수량 기준)은 올 1분기 1.5%에서 2분기 24.9%로 급증하며 처음 1위에 올랐다. 1분기 점유율 27.2%로 1위였던 스카이워스는 18.7%로 줄어 2위로 밀려났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그러나 “중국 업체들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어 안심해선 안 된다”며 차별화 전략을 강조했다.

삼성전자의 3분기 점유율은 전분기보다 5.1%포인트 낮은 19.8%를 기록했고, 하이센스가 전분기보다 4%포인트 오른 17.7%로 격차를 좁혔다. 이어 스카이워스(15.2%), 창훙(14.7%), 콩카(11.2%) 순이었다.

선전=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