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써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에서 소비자들이 화장품을 써보고 있다. 롯데면세점 제공
면세점이 화장품 업체들의 핵심 유통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의 화장품 매출에서 면세점 비중이 수직 상승하면서 방문판매를 사상 처음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화장품 매출, 면세점이 방판 제쳤다
아모레퍼시픽의 화장품 매출 중 면세점 비중은 지난해 13.2%에서 올 3분기 19.5%로 뛰어올랐다. 이 회사의 기존 최대 유통채널이던 방문판매 비중은 21.4%에서 17.1%로 줄었다. LG생활건강은 면세점 성장세가 더욱 가파르다. 지난해 5.9%에서 올 3분기 17.2%로 치솟으면서 방문판매(10.9%)를 압도했다.

면세점 매출의 고성장은 중국인 관광객(유커)에 힘입은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3분기 중국 관광객의 면세점 구매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0% 증가했다. LG생활건강의 3분기 면세점 매출은 1년 새 216% 급증했다. LG생활건강은 중국인이 좋아하는 비단, 자개 장식 등을 화려하게 넣은 면세점 전용 상품 ‘후 공진향 인양 3종 세트’를 내놔 중국 국경절 연휴(10월1~7일) 기간에만 5500개 이상 판매하는 ‘대박’을 쳤다.

후발업체들의 진출도 이어지고 있다. 미샤, 스킨푸드, 토니모리, 더샘, 바닐라코 등 중저가 화장품 브랜드숍은 포화상태에 이른 내수시장을 벗어나 면세점에서 새 활로를 찾고 있다. 아예 면세점에서만 파는 크레이지몽키 등의 국산 브랜드도 등장했다.

이상호 롯데면세점 바이어는 “후, 설화수, 라네즈 등은 유명 수입 브랜드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많은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기초화장품에 집중됐던 중국인의 구매가 색조화장품과 유아, 헤어용품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K뷰티’ 특수를 노린 면세점들은 국산 화장품 매장을 경쟁적으로 넓히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7월 서울 소공점을 새단장하면서 국산 화장품 매장을 12개 추가해 50개로 늘렸다. 신라면세점도 중화권에서 인기가 좋은 스타일난다, 메디힐, 리더스 등을 새로 입점시켰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