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사진)이 18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 다양한 당내 현안에 대해 입장을 내놨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하는 차기 대선 후보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거론되는 데 대해서는 “사무총장 임기가 3년이나 남은 때에 잘하고 있는 분을 들었다 놨다 하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문 위원장은 반 총장이 각종 대선 예비후보 여론조사에서 1위를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반 총장에게) ‘기름장어’라는 별명도 내가 지어줬다”고 하면서도 “대선 3년 전 지지도 1위를 한 분이 대통령이 된 적은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문 위원장은 “(대선 후보로) 모시고 싶으면 가슴속에 간직하고 있다가 (유엔 사무총장 임기가) 끝나고 선거 즈음에 해도 늦지 않다. 본인도 임기 전에 거론되는 것 자체가 거북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를 평가해 달라는 질문에는 “저는 박근혜 대통령을 존경하고 사랑한다. 인간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깊은 신뢰가 있다”며 ‘견고한 지지 기반’을 장점으로 들었다. 그러나 “인간 박근혜와 대통령 박근혜에 대한 기대는 다르다”며 “지난 2년간 약속이 하나도 지켜지지 않았다. 약속이 파기되면 신뢰가 무너지고 지지 기반이 흔들리며 성공한 대통령이 되리란 확신이 없다. ‘천상천하 유아독존’같이 (대통령) 혼자만 있다”고 한 뒤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대권주자는 당 대표 경선에 출마하지 말아야 한다는 당내 일각의 주장에는 “(대권-당권 분리론은) 문재인 비대위원이 대통령 후보니까 당권에 도전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며 “그런데 문 비대위원이 대선에 나오라는 법이 있나, 정세균 비대위원이 대선에 나오지 말란 법이 있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당원이면 누구든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