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한국 찾은 이멜트 보따리엔…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사진)가 17일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이멜트 회장의 방한은 2012년 5월과 지난해 10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오전 전세기로 입국한 이멜트 회장은 오후에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비공개 면담을 했다. 또 18일 GE코리아 임직원들과 내부 전략회의를 열 예정이다. GE 측이 다른 방한 일정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재계에서는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과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강성욱 GE코리아 사장은 “GE 본사 회장이 한국을 3년 연속 방문한 건 극히 이례적”이라며 “조선과 플랜트건설, 항공엔진 등 GE 핵심사업에서 한국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 인정한다는 표시”라고 말했다.

재계에선 이멜트 회장이 정 회장과 만난다면 GE가 보유 중인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처리 문제를 넘어 포괄적인 협력이 논의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GE는 2004년 현대캐피탈과 현대카드 지분 각각 43%를 인수하며 10년간의 합작 계약을 체결했고, 올해 말 계약기간이 끝난다. GE는 금융사업 정리 차원에서 이 지분의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회장과의 만남이 성사될지도 관심이다. 이멜트 회장은 지난해 방한 땐 이 부회장과 만나지 않았다. 하지만 삼성테크윈이 GE에 매년 약 2000억원 규모의 항공기 엔진 부품을 납품하고, 삼성물산도 물류보안시스템 분야에서 GE와 긴밀히 협력 중이란 점에서 이 부회장과 전격 회동할 가능성도 있다. GE코리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은 지난해 방한 때도 회동설이 돌았지만 실제로 만나지 않았고, 정 회장과 만남 여부도 확정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멜트 회장 외에도 올 들어 글로벌 기업 CEO들의 한국 방문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 9월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가 방한했고, 10월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조 케저 지멘스그룹 회장, 쿠르드 복 바스프 회장이 잇따라 한국을 찾았다. 멕 휘트먼 휴렛팩커드(HP) CEO도 지난 13일 방한했다.

지멘스 관계자는 “삼성과 현대, LG 등의 기술력이 인정받으면서 이들과 협력관계를 맺기 위해 한국 법인에 힘을 실어주려는 외국계 기업이 늘고 있다”며 “중국과 동남아 등 신흥 아시아 시장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도 있다”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