펜과 붓끝서 피어난 촌철살인의 해학·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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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가·카투니스트 박기소 화백
17일부터 한경갤러리서 작품전
17일부터 한경갤러리서 작품전
만화가이자 전문 카투니스트인 박기소 화백(79)은 젊은 시절 앓은 뇌막염으로 귀가 들리지 않아 학교를 중퇴하고, 독학으로 그림을 공부했다. 한때 고(故) 박고석 화백에게 서양화를 배운 그는 1960년 ‘아동만화 똘똘이의 모험’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박 화백은 타인을 비평하거나 가르치는 데 그다지 관심이 없고, 1960년 데뷔한 이래 지금까지 때 묻지 않은 시선으로 세상을 만화와 카툰에 담아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 화백의 재기발랄한 작품전이 17~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층 한경갤러리에서 열린다. 주제는 ‘촌철살인의 해학과 위트’. 쓰레기와 환경, 섬마을 이발소, 지하철 문화 등 당대의 다양한 현안을 두루 다룬 카툰 30여점을 소개한다. 작품들은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에 묻혀 사는 현대인에게 소소한 웃음을 준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일상은 생동하는 생물과 같은 것이니 현실이 품고 있는 문제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화한다”고 했다. 분화하는 현실의 문제들이 화필(펜)과 이종교배(異種交配)하며 ‘희화’를 콕콕 찍어낸다는 얘기다.
“그림의 생명은 아이디어”라는 박 화백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중시한다. 재료와 소재에는 구애되지 않는다. 마시던 커피나 붉은색 인주도 작품 재료로 쓰인다. 작품마다 날카로운 사회풍자, 익살스러운 해학과 이웃 사랑의 마음까지 녹아 있다. 그 속에서 따뜻한 웃음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 작품에도 그의 욕심이 한껏 묻어난다. 그림에 등장하는 임산부와 빨간 아톰, 수능 공부, 잠이 든 지하철 승객, 반으로 쪼개진 커피잔, 매표소, 해골지문 등은 모두 정밀한 관찰을 거쳐 재현한 것이다. 지하철 승객들의 움직임을 먼저 스케치한 뒤 작품마다 적당한 것을 골라 옮겼다. 박 화백은 또 “화선지 한 가지를 사용했지만 종이의 질감과 색이 모두 다르도록 하나하나 직접 제작했다”고 했다.
박 화백은 매일 서울 인사동 화랑가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보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즉석에서 작품을 만들어 사인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스로 ‘반쪽은 화가, 반쪽은 만화가’라고 규정하는 그는 “그림을 그린다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다 즐거운 것은 아니다”고 했다. “간단해 보이는 작품을 그리는 데도 얼마나 많은 노고와 힘이 드는지 알아달라”는 얘기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박 화백의 재기발랄한 작품전이 17~30일 서울 중림동 한국경제신문 1층 한경갤러리에서 열린다. 주제는 ‘촌철살인의 해학과 위트’. 쓰레기와 환경, 섬마을 이발소, 지하철 문화 등 당대의 다양한 현안을 두루 다룬 카툰 30여점을 소개한다. 작품들은 단조로운 일상 속에서 스트레스에 묻혀 사는 현대인에게 소소한 웃음을 준다.
작가는 “우리가 사는 일상은 생동하는 생물과 같은 것이니 현실이 품고 있는 문제들은 다양한 스펙트럼으로 분화한다”고 했다. 분화하는 현실의 문제들이 화필(펜)과 이종교배(異種交配)하며 ‘희화’를 콕콕 찍어낸다는 얘기다.
“그림의 생명은 아이디어”라는 박 화백은 그때그때 떠오르는 아이디어를 중시한다. 재료와 소재에는 구애되지 않는다. 마시던 커피나 붉은색 인주도 작품 재료로 쓰인다. 작품마다 날카로운 사회풍자, 익살스러운 해학과 이웃 사랑의 마음까지 녹아 있다. 그 속에서 따뜻한 웃음이 유발되기도 한다.
이번 전시 작품에도 그의 욕심이 한껏 묻어난다. 그림에 등장하는 임산부와 빨간 아톰, 수능 공부, 잠이 든 지하철 승객, 반으로 쪼개진 커피잔, 매표소, 해골지문 등은 모두 정밀한 관찰을 거쳐 재현한 것이다. 지하철 승객들의 움직임을 먼저 스케치한 뒤 작품마다 적당한 것을 골라 옮겼다. 박 화백은 또 “화선지 한 가지를 사용했지만 종이의 질감과 색이 모두 다르도록 하나하나 직접 제작했다”고 했다.
박 화백은 매일 서울 인사동 화랑가를 찾아다니며 그림을 보고, 마음에 맞는 사람을 만나면 즉석에서 작품을 만들어 사인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스로 ‘반쪽은 화가, 반쪽은 만화가’라고 규정하는 그는 “그림을 그린다는 건 즐거운 일이지만 다 즐거운 것은 아니다”고 했다. “간단해 보이는 작품을 그리는 데도 얼마나 많은 노고와 힘이 드는지 알아달라”는 얘기다. (02)360-4232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