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 삶에 가장 의미 있는 것
지금 내 삶에서 가장 의미 있다고 느끼는 것은 무엇일까. 최근 삼성생명 은퇴연구소에서 은퇴자 269명과 비은퇴자 1635명에게 현재 삶에서 가장 의미 있게 느끼는 것이 무엇인지 물었는데, 건강>자녀>배우자를 차례로 꼽았다. 은퇴자들이 비은퇴자들에 비해 ‘건강’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고, 예상대로 비은퇴자들은 ‘일과 직장생활’에 더 의미를 두는 편이었다.

남녀 간에 차이가 있는지 살펴봤더니 남녀 모두 건강을 가장 의미 있게 느끼는 것은 공통적이었지만, 여성들은 자녀에 대한 애착이, 남성들은 배우자에 대한 애착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로운 것은 연령에 따라 현재 삶에서 의미를 느끼는 지점이 다르다는 것이다. 40대는 어느 연령대보다 ‘자녀’에 대한 애착이 높은 것(31.5%)으로 나타났지만, 50대에 접어들면서부터는 자녀가 현재 자신의 삶에서 의미 있다고 대답하는 사람이 절반 이상인 13.7%로 줄었다. 50세 이상 중고령자들은 ‘건강’을 현재 가장 의미 있는 것이라 여겼고, 자녀보다는 ‘배우자와 일자리’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반면 50세 이상 연령층의 자녀 세대라고 할 수 있는 20대는 현재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으로 ‘부모님’을 1순위로 꼽았다. 20대는 아직 학업이 끝나지 않은 상태고 취업 전인 경우도 많아 독립하기 전까지 상당수 부모에게 의지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에도 부모님의 재정적 도움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은 본인의 인생을 위해서나 부모님의 노후를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 은퇴연구소에서 은퇴자들에게 은퇴 후 뜻하지 않게 큰 지출을 경험한 항목이 무엇인지 물었더니 자녀 양육비용, 자녀를 위한 유학자금과 결혼자금 마련 등 자녀를 위한 지출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현재 부모세대의 삶에서 가장 의미 있는 것은 적당히 일하며 배우자와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자녀를 재정적으로 충분히 돌봐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덜고 배우자와 행복하게 사는 법을 더 고민해야 한다.

반대로 자녀세대는 ‘부모님이 도와주시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지금보다 낮추고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기 바란다.

박지숭 <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