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포커스]한화케미칼, 실적 부진에도 주가 '고공행진'…다빅트렐 덕 볼까
한화케미칼이 부진한 지난 3분기 실적을 내놓고도 주가는 고공행진 중이다. 바이오시밀러(복제약) 판매 기대감이 실적 부진에 대한 실망감을 앞선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화케미칼의 주가는 전날 종가 기준으로 최근 6거래일동안 25% 껑충 뛰었다. 전날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치솟기도 했다.

한화케미칼의 주가 고공행진은 부진한 3분기 실적과 정반대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한화케미칼은 전날 3분기 영업이익이 235억2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2.77% 감소했다고 공시했다. 시장 예상치인 351억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9758억원으로 5.24% 줄었다.

◆3분기 태양광 부문 적자전환…증권사 목표가 줄하향

실적 부진의 가장 큰 원인은 태양광 업황 회복 지연이다. 한화케미칼의 주력 사업인 태양광 부문은 수요 부진과 평균판매단가(ASP) 하락 영향에 적자전환하며 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한화케미칼은 전날 3분기 실적발표 후 설명회를 열어 "4분기 실적은 3분기보다 전반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며 "화학 부문은 원재료 가격 하락으로, 태양광 부문은 수요 회복 및 고부가 지역 판매 확대로 각각 개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국내 증권사들은 한화케미칼의 향후 실적 개선 수준이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하며 목표주가를 낮춰 잡았다. 미래에셋증권은 기존 1만4000원에서 1만3000원으로 내려 가장 낮은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현대증권과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흥국증권 이트레이드증권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권영배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한화케미칼의 태양광 사업은 유가 하락과 선발 업체와의 경쟁 심화에 의해 불확실성이 더 커진 상황"이라며 "태양광 사업 불확실성은 향후 주가 상승폭을 제한하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다빅트렐 시판 허가에 주가는 상승…"바이오시밀러 낙관 과도해"

실적과 반대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주가에는 바이오시밀러 판매 기대감이 반영됐다.

한화케미칼은 전날 자체 개발한 항체 바이오시밀러인 다빅트렐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다빅트렐은 화이자의 류마티즘 관절염 치료제인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다. 엔브렐의 시장 규모는 세계적으로 88억달러(9조6500억원), 국내가 293억원 수준이다. 회사 측은 앞으로 신흥국과 유럽 등으로 판매를 확대해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 소식에 증시 전문가들은 긍정적이지만 구체적인 사업 가치를 판단하기엔 이르다는 진단을 내놨다.

권 연구원은 "제품의 실제 판매 시기와 이익 기여 가능성 측면에서는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며 "바이오시밀러에 대한 낙관이 과도하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한화케미칼의 다빅트렐 판매 시기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2010년 충북 오송에 착공한 바이오시밀러 생산공장이 아직 생산 허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승재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바이오시밀러 시판 허가가 당장의 실적 개선에 기여하긴 어렵겠지만, 향후 제약 부문 성장 기대감은 남아 있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박희진 기자 hotimpac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