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와 경기 시흥시가 시흥캠퍼스 건설을 위한 실시협약을 이르면 내년 초 체결하기로 합의했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 조성사업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려면 정부와 경기도의 참여가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시흥시와 추가 협의를 거쳐 내년 초 실시협약을 체결하기로 했다”고 11일 밝혔다.

당초 서울대와 시흥시는 13일 실시협약을 체결하기로 했었다. 그러나 지난 8월 취임한 성낙인 서울대 총장이 성급히 시흥캠퍼스 실시협약을 체결하는 데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시흥캠퍼스 조성 사업이 무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성 총장은 “국가적인 큰 사업이기 때문에 교육부·미래창조과학부·경기도 등과 논의해봐야 한다”며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시흥캠퍼스의 미래상이 모호해지면서 서울대의 근심도 깊어졌다. 서울대 관계자는 “땅과 건물이 무상 제공되더라도 앞으로 발생할 운영비는 학교 측 부담”이라며 “국립대학법인 특성상 결국 국가재원이 투입돼야 해 사업 추진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대가 교육부·미래부 등에 시흥캠퍼스 사업 참여를 요청한 것도 이 같은 불투명성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 차원의 보장을 받기 위해서다. 시흥시도 경기도를 통해 정부에 연구개발특구 지정을 요청했다.

서울대는 “시흥캠퍼스는 예정대로 2018년 개교할 것”이라며 일각에서 제기되는 시흥캠퍼스 무산 가능성을 일축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지금까지 너무 많은 절차가 진행된 만큼 다시 돌이킬 순 없다”며 “지금부터라도 차분하게 시흥캠퍼스의 미래상을 확실히 그리는 게 서울대와 시흥시 모두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