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빙그레·만도 등 한·중FTA '단물' 먼저 누릴 것
중국인의 생활과 문화의 5가지 특성을 담은 ‘오행구전‘(五行俱全·하나도 빠짐없이 조화를 이룸)주가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수혜주로 시장 주목을 받고 있다. 먹고 마시고(식음료), 물건을 사고(유통), 꾸미고(화장품), 여행(호텔·카지노)을 즐기며, 높아진 삶의 질을 즐기는(자동차·항공) 등의 다섯 가지 행태와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종목들이다.

◆食·車·運送 선두에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
일러스트=추덕영 기자 choo@hankyung
한국경제신문이 삼성증권, KDB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우리투자증권, 신한금융투자, 유안타증권, 신영증권 등 7개 증권사의 한·중 FTA 수혜주를 분석한 결과 자동차부품과 식음료, 운송주가 수혜주 후보로 집중적으로 거론됐다.

가장 뚜렷한 수혜 공식을 갖춘 것은 자동차부품 업종이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시장 비중이 26.7%에 이르는 현대모비스를 비롯 만도(중국 비중 21.3%), 한라비스테온공조(16.7%) 등이 주요 수혜주로 거론됐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주요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중국사업 확대에 따른 고객 다각화뿐 아니라 원가 경쟁력 강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식음료주도 한·중 FTA의 ‘단물’이 기대되는 업종이다. 고급 식료품에 대한 중국시장 수요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을 더하게 돼 고급 분유와 과자 등을 생산하는 한국업체가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중국에서 101개 대형 매장과 5개 백화점을 보유한 롯데쇼핑과 중국 현지에서 홈쇼핑사업을 하는 GS홈쇼핑, CJ오쇼핑 등 유통주도 수혜주로 꼽혔다. 10일 1.17% 상승한 대한항공을 비롯한 운송주를 주목하는 시각도 적지 않았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항공운송업은 전체 매출의 12%가 중국 관련 사업인 만큼 FTA 수혜 효과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꾸미거나, 즐기거나

호텔·카지노 업종도 한·중 FTA ‘낙수효과’가 쏠쏠할 전망이다. 중국과 단계적 비자 면제가 추진될 가능성이 점쳐지면서 중국인 관광객 유입이 또다시 폭발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김선영 신영증권 중국담당 선임연구원은 “위안화 강세에 비자 면제까지 더해진다면 호텔신라 등 여행주와 파라다이스, GKL 같은 카지노주가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소비주의 대표격으로 떠오른 화장품주도 관심 대상이다. 화장품은 중국에서 높은 관세(6.6~10%)를 적용받는 품목인 만큼 관세가 낮아질 경우 가격 경쟁력이 강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모레퍼시픽이나 LG생활건강 같은 대형업체는 관세 인하에 따른 가격 경쟁력 강화와 중국 내 점포확대 효과가 적지 않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콜마코스맥스 등 중소형 화장품주도 중국 현지 생산공장에 수출하는 한국산 원료의 관세 부담이 줄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이날 증시에선 한·중 FTA 체결이란 호재에도 불구하고 아모레퍼시픽이 4.71% 하락하고, LG생활건강이 3.29% 떨어지는 등 부진했다. 이정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주가가 많이 오른 탓에 일부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동욱/이고운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