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가족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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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
![[천자칼럼] 가족기업](https://img.hankyung.com/photo/201411/AA.9270197.1.jpg)
물론 회원 기업들은 이탈리아와 독일 기업이 많다. 놀랍게도 프랑스 기업도 12개나 된다. 일본 역시 5개 기업이 가입해 있다. 이 회원 기업들의 공통점이 있다. 창업할 당시 팔던 오리지널 상품을 아직도 팔고 있다. 품질 관리에 대한 고집이 대단하다. 위기도 몇 번씩 겪었다. 무엇보다 가족 내에서 후계자를 육성하려는 노력이 남다르다. 가족 경영의 파워를 이 기업들은 절감하고 있는 것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경영학계는 위기를 극복한 기업 특성에 주목했다. 연구 결과 학자들이 찾아낸 것은 가족이 소유하고 경영하는 가족기업(family controlled firm)의 효율성이었다. 이들 기업이 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고 지속적 경영성과를 내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의사 결정과정이 신속하며 기업의 내밀한 경영노하우 전수가 용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매출과 신규 고용 면에서 성과가 두드러졌다.
가족 기업에 대한 연구는 그후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다. 카길 벡텔 포드 월마트 BMW 도요타자동차 인도의 타타 루이비통 등 다국적 가족 기업들의 사례 연구가 눈에 띈다. 관련 학술 저널까지 발간되고 있다. 20세기 전문 경영자에 의한 경영자 자본주의를 주창한 학자는 경영사학자 앨프리드 챈들러였다. 경영자를 자본주의의 ‘보이는 손’이라고 규정하기까지 했다. 챈들러의 영향력은 엄청났다. 20세기를 전문 경영자의 시대로 부르기까지 했다. 이제 챈들러의 이론이 공격받고 있는 것이다.
포천지가 선정한 세계 500대 기업에서 19%가 가족기업이라는 영국경제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의 보도다. 2005년 15%에서 4%포인트 늘었다고 한다. 특히 유럽에선 가족기업이 40%나 된다고 한다. 무엇보다 세계화되고 네트워크화되는 21세기 기업 환경에선 가족 경영이 훨씬 효율적이라고 한다. 가족기업에 그토록 비판적이던 미국 주식투자가 워런 버핏이 큰아들에게 기업을 물려줄 예정이라는 소식도 들린다. 세계 경영의 흐름이 바뀌는 것 같다.
오춘호 논설위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