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重, 호봉제 대신 성과주의 연봉제 도입
현대중공업이 과장급 이상 직원 5000여명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지난달 임원 30% 감축과 대대적인 조직개편에 나선 데 이은 세 번째 조치다.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에도 함께 도입되며, 올해 과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시행한 뒤 전 직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대중공업은 “일 잘하는 사람에겐 다른 직원들보다 최대 60%, 임원에겐 최대 70% 높은 임금을 주는 성과 위주 연봉제를 도입한다”고 10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직원들이 받는 임금은 성과에 따라 ±30%(최대 60%) 차이가 나게 된다. 기존에 연간 1억원의 임금을 받는 직원이 앞으로는 최저 7000만원에서 최대 1억3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임원은 차등 폭이 ±35%(최대 70%)로 더 벌어진다.

현대重, 호봉제 대신 성과주의 연봉제 도입
현대중공업은 연봉제 도입이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금까지 사업본부별 업종이 다른데도 전체 실적을 기준으로 성과를 계산해 왔다”며 “앞으로는 본부별 성과에 근거해 성과급여가 지급되기 때문에 본부별 경쟁체제가 도입된 것으로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원, 3분기 2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지난 9월 취임한 권오갑 사장(사진)은 비상경영체제에 들어가 대대적인 조직 쇄신을 진행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조직개편 이후 제도개선팀을 권 사장 직속으로 설치해 직원들의 의견을 들은 결과 많은 직원이 일 잘하는 사람에 대한 차등 성과지급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성과급 도입을 위해 사업본부별 평가기준도 새롭게 마련했다. 각 사업본부가 단기성과에만 급급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3~5년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장기성과급여를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날부터 전체 직원을 대상으로 연봉제 도입 설명에 나섰다. 내년부터는 사무직 직원 1만1000명을 대상으로 연봉제를 확대할 방침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