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북촌 '미술특구' 부상…年 1200억대 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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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 서울관 '낙수효과' 톡톡…화랑 등 200곳 운집
현대·국제·학고재 등 메이저 갤러리는 마케팅 거점으로
현대·국제·학고재 등 메이저 갤러리는 마케팅 거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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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격동을 비롯해 사간동 삼청동 팔판동 화동 송현동 가회동 등 북촌 일대가 미술 문화의 중심지로 떠올랐다. 자산가들을 겨냥한 미술품 전문 화랑과 아트 딜러, 경매회사 등이 이곳에 모여들면서 인사동 청담동과 함께 서울의 ‘3대 미술 특구’로 자리 잡았다.
○최근 1~2년새 화랑 20곳 문 열어
북촌 일대에는 국내 최대 화랑인 갤러리 현대와 국제갤러리를 비롯해 학고재갤러리, 아라리오갤러리, 국립민속박물관, 고궁박물관, 금호미술관, 아트선재센터, 미술품 경매회사 크리스티 등 대형 미술 전시공간 60여곳이 자리 잡고 있다. 화랑과 미술관, 박물관 이외에 아트숍이나 디자인숍 등까지 합치면 북촌에 있는 각종 미술문화 시설은 200여곳에 이른다.
이 가운데 최근 1~2년 사이에 북촌 일대에 들어선 새 화랑만 20여곳에 달한다. 갤러리 스케이프, 갤러리 아원, 갤러리 에뽀끄, 갤러리 자작나무, 갤러리 피프틴, 갤러리 GMA, 이도갤러리, 학아재갤러리, 아트웍스파리서울 갤러리, 옵시스트 아트갤러리 등이다.
지난해 국내에서 유통된 미술품 약 4000억원 가운데 30% 정도가 북촌 일대에서 거래된 것으로 미술계는 추정하고 있다. 소격동 인근 삼청동 일부 지역에 자리 잡은 미술품 판매상, 200여명의 아트 딜러들이 산발적으로 취급하는 미술품도 상당수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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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촌 일대가 이처럼 미술품 유통의 핵심지로 부각되자 갤러리현대 국제갤러리 학고재화랑 아라리오갤러리 등 메이저 화랑은 이곳을 중심으로 미술 애호가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늦어도 내년 봄에는 미술시장이 어느 정도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판단도 작용했다는 게 미술계의 분석이다.
갤러리 현대는 2007년 개점한 강남점을 지난해 철수하고, 사간동 본관과 신관 전시장에만 집중하고 있다. 박수근을 비롯해 이중섭, 김환기, 장욱진, 천경자, 이우환, 김창열, 정상화 등 국내 대가들의 작품을 소개하면서 미국과 유럽, 아시아 현대미술 작가들의 전시회를 열어 미술 애호가들을 끌어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국제갤러리는 최근 1~2년 사이에 전시장 규모를 세 배로 키웠다. 기존 전시장 외 2, 3관을 개관해 미국 여성작가 루이스 부르주아, 영국 작가 줄리언 오피, 도널드 저드, 김수자, 이기봉, 양혜규, 함경아, 홍승혜, 문성식, 김홍석 등의 국내외 유명 작가들을 유치해 기존 화랑과 차별화해 나가고 있다.
학고재갤러리 역시 그동안 추진해 온 부안동 이전계획을 전면 백지화하고 소격동 전시장에 매진하기로 했다. 학고재는 북촌이 앞으로 ‘미술 마켓’으로 떠오를 것으로 보고 ‘제주 화가’ 강요배, 중국 누드 퍼포먼스 작가 마류밍, 이세현, 이용백, 팀 아이텔, 홍경택 등 국내외 인기 작가들의 특색 있는 작품을 전략 상품으로 내세워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아라리오 갤러리와 PKM갤러리도 최근 청담동점을 접고 북촌 전시장에 역점을 두고 있다. 우찬규 학고재갤러리 회장은 “북촌 일대는 국립현대미술관 서울관 개관으로 대규모 미술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해외 미술 애호가와 관광객이 많이 찾는다는 점을 고려할 때 북촌 일대를 국제적인 ‘아트밸리’로 지정해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