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공무원 甲질을 고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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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출연기관 '乙의 항변'
"市행사 때마다 무용단 동원…묻지마식 회의에 막말까지"
"市행사 때마다 무용단 동원…묻지마식 회의에 막말까지"
“서울시가 행사를 주관할 때마다 무용단이나 합창단 같은 산하 예술단체의 재능 기부를 요구하는데…. 갑작스러운 연락으로 원래 정해져 있던 일정까지 바꿔야 할 지경입니다.”(세종문화회관 관계자)
“여러 부서에서 중구난방식으로 회의를 여는 탓에 왔다갔다 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못 봐요. 비슷한 자료를 여기저기에서 요구하는 탓에 자료 만드느라 시간을 다 씁니다.”(도시철도공사 관계자)
서울시 산하기관 직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에서 열린 ‘투자·출연기관 을(乙)의 항변대회’에서 서울시를 향해 털어놓은 불만들이다. 서울시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울메트로, SH공사, 서울의료원, 세종문화회관 등 17곳의 관계자 100여명은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의 부당한 업무 관행, 이른바 ‘갑(甲)질’을 가감 없이 지적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가 지난 8월 내놓은 ‘갑을관계 혁신대책’의 후속 행사다. 당시 서울시는 △모든 행정 문서에서 ‘갑을(甲乙 )’ 용어 사용 금지 △합리적인 계약금액 산정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정책을 발표했다. 권위적인 업무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공직사회를 혁신하겠다는 취지였다.
서울시 산하기관들은 똑같거나 비슷한 자료를 여러 부서에서 요구해 같은 업무를 반복해야 하는 관행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무원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막말 △의견 교환 없는 상명하달식 회의 문화 △지나치게 잦은 방문 설명 요구 등도 개선해야 할 업무 행태로 제시했다.
서울의료원은 같은 내용의 경영평가를 중복해서 받느라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며 시의 경영 평가를 보건복지부 평가로 대체해줄 것을 요구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시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원봉사자 배치를 요구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농수산식품공사는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없는 각종 집합교육에 불려다니느라 업무에 공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팀장은 “산하기관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권위주의적인 업무 스타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이번 행사가 말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갑질, 비위 공무원에 대한 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여러 부서에서 중구난방식으로 회의를 여는 탓에 왔다갔다 하느라 업무를 제대로 못 봐요. 비슷한 자료를 여기저기에서 요구하는 탓에 자료 만드느라 시간을 다 씁니다.”(도시철도공사 관계자)
서울시 산하기관 직원들이 7일 오후 서울 서소문동 서울시립미술관 에서 열린 ‘투자·출연기관 을(乙)의 항변대회’에서 서울시를 향해 털어놓은 불만들이다. 서울시가 개최한 이날 행사에 참석한 서울메트로, SH공사, 서울의료원, 세종문화회관 등 17곳의 관계자 100여명은 서울시 소속 공무원들의 부당한 업무 관행, 이른바 ‘갑(甲)질’을 가감 없이 지적했다.
이날 행사는 서울시가 지난 8월 내놓은 ‘갑을관계 혁신대책’의 후속 행사다. 당시 서울시는 △모든 행정 문서에서 ‘갑을(甲乙 )’ 용어 사용 금지 △합리적인 계약금액 산정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한 정책을 발표했다. 권위적인 업무 관행을 개선함으로써 공직사회를 혁신하겠다는 취지였다.
서울시 산하기관들은 똑같거나 비슷한 자료를 여러 부서에서 요구해 같은 업무를 반복해야 하는 관행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꼽았다. △공무원들의 권위적인 태도와 막말 △의견 교환 없는 상명하달식 회의 문화 △지나치게 잦은 방문 설명 요구 등도 개선해야 할 업무 행태로 제시했다.
서울의료원은 같은 내용의 경영평가를 중복해서 받느라 업무 부담이 가중된다며 시의 경영 평가를 보건복지부 평가로 대체해줄 것을 요구했다. 자원봉사센터는 시에서 각종 행사를 개최할 때마다 충분한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자원봉사자 배치를 요구한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농수산식품공사는 직접적인 업무 연관성이 없는 각종 집합교육에 불려다니느라 업무에 공백이 생긴다고 지적했다.
권오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의연구소 팀장은 “산하기관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권위주의적인 업무 스타일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며 “이번 행사가 말로 끝나지 않기 위해선 갑질, 비위 공무원에 대한 강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