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과 자회사들이 잇따른 낙하산 인사 문제로 시끄럽다. 이번엔 은행 지점장 출신이 증권사 감사에 내정돼 논란이 일고 있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업은행 자회사인 IBK투자증권은 지난달 28일 김영희 전 신한은행 지점장(58)을 상근감사로 내정했다. IBK투자증권은 다음달 12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김 전 지점장을 감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김 전 지점장은 대구여고를 졸업하고 조흥은행을 거쳐 신한은행 남부법원지점장까지 30여년을 은행원으로 일했다. 2012년 초 퇴직했다. IBK투자증권 노조는 “김 전 지점장이 퇴직 후 지난 대선 때 대구 지역에서 공을 세워 감사로 내정됐다”며 “증권업무에 전문성이 없는 전형적인 낙하산”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30일 기업은행 감사로 임명된 이수룡 전 서울보증보험 부사장도 낙하산 인사 논란을 일으켰다. 그는 은행업무 경험이 전혀 없다. 기업은행 노조는 이 감사가 ‘대선 공신’이라고 주장했다. 양종오 IBK캐피탈 감사, 한희수 IBK저축은행 사외이사, 서동기 IBK자산운용 사외이사 등도 지난 대선 때 캠프나 지지 모임에서 활동했다.

기업은행은 정부가 대주주인 국책은행이다. 다른 은행보다 낙하산 인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전문성이 없는 인물이 감사나 사외이사에 임명되는 것은 문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권에 사건 사고 등이 잇따르는 점을 감안하면 전문성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