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랜드의 환경미화 직원 티모시는 길에 떨어진 쓰레기를 줍고 있다가 아이의 울음소리를 들었다. 아이가 들고 있는 팝콘 상자는 텅 비었고 팝콘이 땅에 널브러져 있었다. 아이의 아빠는 오히려 아이의 부주의함을 꾸짖고 있어 울음은 쉽사리 멈추지 않았다. 티모시는 아이에게 다가가 무릎을 꿇고 말했다. “팝콘이 쏟아져버려 정말 슬프겠구나. 미키 마우스가 그러더구나. 팝콘을 떨어뜨려 네가 아주 많이 슬퍼한다고. 미키 마우스는 저기 떨어진 것보다 훨씬 더 큰 새 팝콘을 선물해주고 싶어 한단다.” 말이 끝나자마자 티모시의 등 뒤에서는 마법처럼 새 팝콘이 나타났다.

전 세계 디즈니랜드에서 실제로 매일 벌어지는 일이다.《디즈니 유니버시티》는 디즈니의 가장 큰 경쟁력으로 ‘서비스’를 꼽는다. 디즈니에선 평범한 직원들도 감동을 연출하는 ‘배우’로 거듭난다. 직장은 정교한 기술과 과학에 의해 화려한 무대로 탈바꿈한다. 이런 고객서비스는 디즈니만의 비결이 뒷받침한다. 독특한 문화와 교육방식을 통해 디즈니만의 서비스를 탄생시킨 디즈니대학이다.

책은 월트 디즈니가 아닌 디즈니대의 설립자 밴 프란스에 초점을 맞춘다. 디즈니대는 급속히 커져가는 디즈니랜드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개장 8년 뒤인 1963년 만들어졌다. 프란스는 놀이공원을 직접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을 만나본 결과 기존 오리엔테이션과 교육훈련 방식이 앞으로의 과제를 수행하기에는 미흡하고 부적당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수업용 자료가 구식이고, 교육 담당자들이 놀이공원 운영 실태를 모르며, 아르바이트로 가볍게 시작한 일이 직업이 된 경우가 많다는 게 이유였다. 프란스는 디즈니대를 만들며 “행복한 직원이 행복한 쇼를 제작한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디즈니대는 디즈니의 가치를 설계하는 브레인이자, 이를 모든 임직원에게 온전히 퍼져나가게 하는 강력한 심장”이라고 설명한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곳’이란 디즈니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혁신, 교육, 지원, 재미 등 4개 핵심 가치를 세웠다.

프란스는 “무대 위로 올라가는 모든 사람이 배우”란 점을 직원들에게 강조했다. 직원의 명칭은 주인이란 의미의 ‘호스트·호스티스’, 또는 배우란 의미의 ‘캐스트 멤버’ 등으로 바뀌었다. 직원뿐 아니라 방문자의 용어도 ‘고객(customer)’에서 ‘손님(guest)’으로 바꿔 불렀다.

디즈니 캐릭터로 분장한 직원과 놀이기구 진행요원, 주차요원, 레스토랑 직원 등은 물론 정비, 시설관리, 미화를 담당하는 직원 역시 근무 중에는 관람객에게 노출돼 있으므로 다른 직원처럼 ‘쇼의 일부’다. 디즈니대에선 이들에게 ‘정비와 시설관리 담당 직원들은 길을 잃은 손님에게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훈련받는다’ ‘미화 담당 직원은 손님들에게 사진을 찍어주면 좋은 인상을 오래 남길 수 있다는 사실을 숙지한다’ 등을 교육한다.

저자는 “(다른 기업도) 디즈니의 서비스교육에 대한 철학부터 이를 직원에게 전파하는 교육과정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 교육의 영감을 얻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승우 기자 lees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