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의 날을 맞아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변사체 신원 확인과 세월호 희생자 수습에 기여한 과학수사 요원들이 과학수사 분야 최고 영예의 상을 받았다.

경찰은 유 전 회장 변사체 수사에 큰 허점을 보여 경찰청장이 교체되는 상처를 입은 터이기에 자축해야 할 과학수사의 날 시상식이 다소 씁쓸한 뒷맛을 남기고 있다.

경찰청은 제66주년 과학수사의 날을 기념해 전남대학교 법의학교실 박종태 교수(법의학)와 경기지방경찰청 윤광상 경감(과학수사),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박남규 법공학부장(법과학)을 과학수사 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4일 밝혔다.

박종태 교수는 1993년 전남대 법의학교실을 개설해 광주·전남 지역의 부검 업무를 담당하며 과학수사 발전에 기여해 왔다.

올봄에는 진도 팽목항에 나가 세월호 사고 희생자들의 신원을 확인했고 7월에는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국과수 부검 결과를 재확인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윤광상 경감은 1997년 2월 과학수사 분야에 입문한 이후 17년 8개월간 460건의 범죄 현장을 감식한 과학수사 베테랑이다.

지문 분석 전문가인 윤 경감은 훼손이 심해 확인이 어려운 변사체 손가락을 뜨거운 물에 불려 팽창시켜 보기 좋게 만들어 판독하는 기법인 '지문 고온처리 기법'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40여일 늦게 발견된 유 전 회장의 지문을 확인하는 데 쓰인 기술이다.

윤 경감은 세월호 침몰 사고 현장에서 인양된 희생자의 지문을 확인하는 업무에 투입되기도 했다.

박남규 부장은 23년간 국과수에서 감정 업무를 해 온 법과학 전문가로 이공학 기술을 통해 경찰의 범죄수사에 큰 도움을 준 공로를 인정받았다.

경찰청은 이날 오전 10시 30분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경찰청 문화마당에서 열리는 66주년 과학수사의 날 기념행사에서 이들을 포상할 예정이다.

과학수사의 날은 1948년 11월 4일 내무부 치안국에 감식과가 설치된 날을 기념해 제정됐다.

(서울연합뉴스) 윤종석 기자 banan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