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시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쇠락하고 있다. 비우량주택담보대출(서브프라임 모기지)을 기초자산으로 마구 발행한 ABCP가 금융위기를 부른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됐기 때문이다.
작년 말 기준 미국의 ABCP 발행잔액은 2258억달러. 금융위기 전인 2006년 말(1조200억달러)과 비교하면 5분의 1에 불과하다. 금융위기 직전까지 미국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 등을 기초로 ABCP를 발행하고, ABCP 투자금으로 다시 대출을 늘리는 영업을 벌였다. 금융회사들은 ABCP를 안전하면서도 수익률이 높은 금융상품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주택 구입자들이 대출 원리금을 내지 못하면서 문제가 터졌다. 기초자산 부실화 조짐이 보이자 ABCP 투자자들은 만기가 오면 재투자 대신 원리금 환수를 택하기 시작했다. 새로운 투자자도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금융회사들은 기초자산(주택)을 헐값에 팔아 막대한 손실을 봤다.
캐나다도 ABCP 부실로 상당한 ‘수업료’를 냈다. 2007년 300억달러에 달하는 ABCP 채권과 채무를 동결시킨 것.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위험성을 간파한 투자자들이 일시에 관련 ABCP 매입을 중단하자 정부가 긴급자금을 투입해 ABCP를 장기채권으로 전환해줬다. 투자자 중에는 개인뿐만 아니라 주요 광산업체와 은행, 연기금 등이 포함돼 산업 및 금융시스템을 뒤흔들 수 있다는 위기감에 정부가 개입했다.
ABCP는 국내에서도 몇 차례 문제가 됐다. 2009년 부동산개발사업 대출채권(PF) 부실사태와 올초 터진 KT ENS 사기대출 때 ABCP가 등장했다. ABCP를 활용한 PF 시장의 과도한 성장은 2009년 이후 100대 건설사 중 4분의 1을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로 내몬 주요 원인 중 하나가 됐다.
지난 3월 KT ENS가 법정관리를 신청할 때도 ABCP가 도마에 올랐다. ABCP의 기초자산인 루마니아 태양광 발전사업 공사대금 대출채권 가치가 떨어져 원리금을 온전하게 건지기 힘들다는 게 뒤늦게 확인돼서다. 담보 설정 과정에서도 문제가 발견됐다. 일부 은행은 판매 과정에서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작년 말에도 ABCP 위기가 터질 뻔했다. ABCP 투자수요가 한순간 사라지면서 증권사들이 만기도래 ABCP 원리금을 제때 돌려주지 못 할 뻔한 것. 한 증권사 채권영업팀 관계자는 “당시 일부 증권사가 일시적으로 유동성 부족에 빠지면서 PF ABCP 원리금 상환에 문제가 생겼다”며 “다행히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진정됐지만, 전체 ABCP 시장으로 확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업계가 패닉에 빠졌었다”고 말했다.
신선식품 새벽 배송 전문기업 오아시스가 기업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티몬 인수에 나선다.4일 업계에 따르면 티몬은 회생 계획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위한 조건부 인수 예정자로 오아시스를 선정해달라고 서울회생법원에 신청했다. 티메프(티몬·위메프)는 지난해 7월 말 대규모 미정산 사태로 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복수의 인수 희망자와 가격 등 조건을 논의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오아시스는 티몬만 인수하는 조건으로 협상해 최근 가격 접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티메프 매각 주관사 EY한영은 법원에서 허가하는 대로 6일께 오아시스와 조건부 투자계약을 체결한다. 오아시스의 인수 제안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다. EY한영은 위메프의 별도 매각도 계속 추진한다.2011년 설립된 오아시스는 생산자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유기농 식품을 판매하는 기업이다. 2018년에는 ‘오아시스마켓’을 출범하며 신선식품 새벽 배송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오아시스는 지난해 종합 온라인 쇼핑몰 11번가 인수 의지를 밝혔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오아시스가 티몬 인수에 성공하면 새벽 배송 방식 등을 티몬에 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안재광 기자
멕시코도 미국의 25% 관세에 대한 보복에 나섰다. 멕시코 대통령 클라우디아 셰인바움은 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멕시코 정부도 관세 및 비관세 조치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지난 30일간 조직범죄와 펜타닐 불법거래에 대한 단호한 조치가 취해졌으며, 안보와 무역에 대한 양자 회담도 여는 등 미국과 협력해왔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정부가 25% 관세 부과를 결정함에 따라 정당성이 없는 결정에 대해 보복하겠다고 밝혔다. 셰인바움 대통령은 오늘 9일, 멕시코시티의 소칼로 광장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보복 관세를 포함한 멕시코의 대응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 페소는 이 날 오전 약세를 보이며 달러 대비 약 1% 하락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전 날 멕시코, 캐나다, 중국이 펜타닐 오피오이드와 그 전구물질의 미국 유입을 막는데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선언하며 4일 오전 12시 1분부터 25% 관세를 발효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무역 전쟁이 시작되자 4일(현지시간) 아시아, 유럽 등 전세계 주식시장이 하락했다. 미국 증시는 전 날에 이어 이틀째 1% 넘는 급락세를 이어갔다.트럼프가 캐나다 멕시코에 대해 이 날부터 25% 관세를 시행하고 중국에 대한 추가 관세도 확인하자 중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보복 조치에 나서면서 트럼프의 관세 협박이 무역전쟁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미국 동부 표준시로 오전 10시 5에 S&P500은 1.55%, 나스닥은 1.52%, 다우존스 산업평균은 1.43% 각각 큰 폭으로 떨어졌다.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2베이시스포인트(1bp=0.01%) 하락한 4.14%를 기록했다. 무역 전쟁에 대한 우려로 단기 채권, 금, 안전통화로 자금이 몰려들었다. 달러 지표는 0.3% 내렸고 멕시코 페소도 하락했다. 캐나다 달러는 약간 상승했고 스위스프랑과 일본 엔이 달러화에 대해 올랐다. 트럼프가 전략 비축에 비트코인 이외에 다른 알트코인들까지 포함한데 대해 미국 암호화폐 리더들이 비판으로 대응하면서 비트코인 등 암호 화폐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이 약 1세기 만에 최대 규모로 중국, 캐나다, 멕시코의 광범위한 상품에 관세를 부과하자 신속한 보복 조치로 이어졌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등에 10~15% 관세로 보복했다. 캐나다도 미국 상품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멕시코는 이번 주말에 발표될 관세 및 기타 도구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베이 인베스트먼트의 클라크 게라넨은 “투자자들이 관세 뉴스에 따라 투자 결정을 내리기는 어렵다며 현재 시점에서 과감한 포트폴리오 이동은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멕시코 관세 25%에 가장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 자동차 주식들이 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