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을 잃고부터는 ‘장애자’나 ‘눈뜬장님’ 같은 표현을 접할 때마다 마음이 아팠어요. 비록 악의는 없더라도 이런 말을 계속해서 쓰면 장애인에 대해 무시하는 마음이 더 커진다고 생각합니다.”(장창우·26·시각장애 1급)

국가인권위원회는 3일 일상생활 등에서 무심결에 사용돼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심화시키는 표현에 대해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장애자’ ‘정신박약’ ‘불구자’ 등은 장애인을 지칭하는 부적절한 표현이다. ‘귀머거리’ ‘벙어리’ ‘장님’ ‘절름발이’ 등 장애인을 직접적으로 비하하는 용어 또한 ‘벙어리 냉가슴’ ‘꿀 먹은 벙어리’ ‘장님 코끼리 만지기’ 등 속담과 함께 흔히 사용되고 있다. 이 같은 표현에 대해 장애인에 대한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접수된 진정 사건만 174건에 달했다.

비록 직접적인 악의 없이 관용적으로 사용되는 표현이라 할지라도 이 같은 용어와 관용구가 장애인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을 불러일으킨다는 것이 인권위의 판단이다. 인권위 관계자는 “사회적 소수집단을 가리키는 부정적인 용어를 반복적으로 사용하면 이들에 대한 억압과 멸시의 감정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홍선표 기자 rick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