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아야 건강, 이것이 궁금하다] 가을볕은 딸 준다는데…요즘 자외선, 괜찮을까?
‘봄볕에는 며느리를 내보내고, 가을볕에는 딸을 내보낸다’는 속담이 있다. 봄에는 자외선을 막아주는 오존층이 얇아져 지표에 도달하는 자외선 양이 다른 계절보다 많다. 가을철은 일조량이 줄어 자칫하면 우울증이 생길 수 있는데, 가을볕은 보약이다.

그러나 이 속담을 앞으로 즐겨 사용하기는 힘들 것 같다. 자외선은 계절에 관계없이 백해무익하다는 게 피부과 전문의들의 중론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새 가을철 야외활동 중 일광 화상이나 색소 침착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가을볕 단풍놀이가 좋긴 하지만, 자외선에 과도하게 노출되면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종 피부질환에 쉽게 걸린다는 얘기다.

자외선은 일관성 있게 피부를 자극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가을철엔 피부가 건조해지기 쉽다. 기온이 낮아지고 찬바람이 불면서 피부의 수분 함량은 10% 이하로 떨어진다. 피지선과 한선 기능이 저하돼 피부가 건조해지면서 땅기고 버석거리기 쉽다.

여름철 강한 자외선으로 인해 피부 속의 멜라닌 색소가 증가하면서 가을철에는 기미와 주근깨가 늘어난다. 색소성 질환에 더해 각질층이 두터워지면 잔주름은 깊어지고 다크서클은 짙어져 안색을 어둡게 만든다.

여름철 바캉스가 끝난 뒤 홍반, 일광화상, 색소 침착으로 피부과를 찾는 이들은 대부분 자외선 차단을 잘못했기 때문이다.

요즘같은 가을볕에 1시간 이상 야외활동을 할 계획이라면 자외선차단제 중 ‘SPF25’ 이상의 제품을 이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피부에 자외선 차단제를 바를 때 양을 충분하게 바르자. 콩알 3개 정도 분량의 자외선 차단제를 아침에 로션 등을 바를 때 마지막 단계에 바르도록 한다. 그리고 자외선 차단제를 2~3시간 마다 덧발라주는 것이 좋다.

자외선 차단제가 피부 단백질을 감싸 본격적으로 효과를 발휘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되도록 나들이 30분 전에 바르는 것이 좋다. 얼굴뿐만 아니라 목덜미와 팔 등 노출 부위는 빼놓지 말고 골고루 발라주기를 권한다.

노출 부위인 얼굴 목 손 등의 피부가 가죽처럼 뻣뻣하게 보이는 것은 콜라겐과 엘라스틴이 자외선에 의해 파괴된 결과다. 노출된 부위에 있는 모세혈관의 확장 증상이 악화되는 원인이 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자외선에 대비해 철저한 대책을 세우는 것이다. 평상시 화이트닝(미백) 제품을 자외선 차단제와 함께 쓰면 두배의 효과를 볼 수 있다. 그을린 피부색을 하얗게 해줄 뿐만 아니라 자외선 차단 효과를 갖고 있기 때문에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을 막을 수 있다. 일시적인 사용보다는 꾸준하게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효과적이다.

권현조 < 차앤박피부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