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장 후반 매도세 줄여…코스피 낙폭 만회

30일 코스피지수가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에 대한 경계심과 전날 급등에 대한 반작용으로 소폭 하락했다.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매도 속에 대부분의 시가총액 상위주가 부진했지만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4% 넘게 올랐다. 3분기 실적 발표와 함께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하겠다"는 발언이 배당 기대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 삼성전자, 배당 기대에 4% 강세…네이버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24포인트(0.11%) 하락한 1958.93으로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4.25포인트(0.22%) 내린 1956.92로 출발한 뒤 약보합을 유지했다. 장중 매도 규모가 커지며 1950선 아래로 밀렸다가 오후 들어 외국인 매도세가 잦아들자 다시 1950선 후반으로 올라왔다.

유가증권시장에서 기관은 7거래일만에 매도로 돌아서 1298억원 어치를 팔았다. 금융투자에서 가장 많은 1395억원의 물량이 나왔다.

외국인도 하루 만에 매도로 전환해 307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개인만 나홀로 1479억원을 매수했다.

프로그램으로는 49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간 가운데 차익거래가 30억원, 비차익거래는 467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서명찬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FOMC에 대한 경계감이 유입된 장이긴 했지만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간밤 미국 증시도 소폭 내렸지만 크게 반응하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날 많이 오른 데 대한 되돌림도 작용했고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남아있는 분위기"라며 "다만 시장 자체는 저점에서 벗어나고 있는 중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밤사이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하락해 하루 만에 다시 1만7000선 아래로 밀렸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도 떨어졌다.

미국 중앙은행인 Fed가 금리 인상 시점과 관련해 "경제 지표에 따라 금리 인상을 예상보다 빨리 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이 지수를 끌어당겼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Fed의 이번 발언으로 '금리 인상' 논쟁이 더욱 가열될 것"이라면서도 "실제로 금리 인상 시점을 앞당기진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코스닥, 이틀째 하락…외인·기관 동반 매도

이날 코스피에서는 대부분의 업종이 하락했다. 건설이 3% 넘게 떨어졌고 철강금속도 2% 이상 밀렸다. 삼성전자를 앞세운 전기전자만 2.26% 상승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에서도 삼성전자가 단연 돋보였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각각 4.51%, 2.41% 뛰었다. 이명진 삼성전자 IR 담당 전무는 "주주들의 필요를 파악한 뒤 주주환원정책을 검토하겠다"며 "4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배당 계획도 밝히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3분기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3.60% 밀렸다. 한국타이어는 실적 호조에 힘입어 6% 넘게 상승했다.

코스닥지수는 3.17포인트(0.17%) 떨어진 557.86으로 마감했다. 장중 한때 1% 넘게 급락하기도 했지만 후반 들어 낙폭을 줄였다. 외국인과 기관이 나란히 153억원, 144억원을 매도한 반면 개인은 347억원을 매수했다.

텍셀네트컴이 자회사 실적 기대에 7.80% 뛴 반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테라셈은 첫날부터 14.22% 급락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15원(0.78%) 급등한 1055.45원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