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해외사업팀 신설…수도권 시장 공략 강화
명품브랜드 잇단 입점…지역 유통 선두주자로
구정모 대구백화점 회장(61·사진)의 얘기다. 구 회장은 30년이 넘는 세월을 백화점 업무에 매달려 왔지만 아직도 하루가 바쁘다. 2016년 신세계가 대구에 진출하기 때문이다. 구 회장은 “거대 백화점과의 경쟁은 불가피하겠지만 예고된 무한 경쟁인 만큼 철저히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올해 창업 70주년을 맞은 대구백화점이 직수입 브랜드 유치를 통한 차별화 전략으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지역민과 함께한 70년
대구백화점은 창업주인 고(故) 구본흥 회장이 1944년 대구시 삼덕동에 있던 66㎡ 규모의 대구상회를 인수한 것이 모태가 됐다. 1962년 3월 합자회사 대구백화점이 설립됐고, 1969년 12월 한강 이남에서 가장 큰 현대식 10층 백화점을 현재 위치에 지었다.
대구백화점은 지방에 본사를 둔 백화점이 모두 사라진 지금 유일하게 고유의 지역적 정체성을 잃지 않고 있다. 직영사원 400여명에 협력업체사원 3500여명이 근무하고 있을 정도로 건재하다. 본점은 매장 증축을 통해 1~4층을 1650㎡가량 늘려 5개 영업팀으로 운영하고 있다. 지역에서 가장 많은 명품 브랜드와 넓은 매장을 갖고 있는 대백프라자점은 단독 브랜드 입점으로 지역 명품시장의 선두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황주동 홍보팀장은 “유통 공룡들의 공격적인 지역 공략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민의 가슴속 깊은 곳엔 여전히 대구백화점이라는 브랜드가 자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별화로 위기 넘는다
대구백화점은 독점판매권을 가진 직수입 브랜드 사업 확대를 통해 제2의 도약에 나섰다.
올 상반기 해외 브랜드 전문가를 영입해 조직 확대 개편작업을 마무리한 데 이어 서울에 해외사업팀을 신설, 판촉 강화와 신규 고객 확보에 주력할 계획이다. 최근 구 회장이 직접 해외사업팀 직원들과 함께 수입 브랜드 개발을 위해 독일 등 유럽 출장을 다녀올 만큼 이 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2012년 피혁 전문 종합브랜드 ‘브리’에 이어 최근 이탈리아 신발·가방 브랜드 ‘프라텔리로세티’, 의류 브랜드 ‘마리냐야팅’을 잇달아 도입해 프라자점에 매장을 열었다. 브리는 도입 이후 3년 만에 40~50%의 높은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일반 입점 브랜드는 매출의 28~35% 정도 수수료만 백화점 수입이 되지만 직수입 브랜드는 여기에 원래 입점 업체가 가져가는 몫까지 백화점에서 챙길 수 있다. 김원철 해외사업팀장은 “차별화를 위해 백화점이 판권을 갖는 경쟁력 있는 브랜드 수를 해마다 2~3개 늘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대구=김덕용 기자 kimd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