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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정주·이해진을 부랑아로 본 대학교육 바꿔야 창의가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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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학기업가센터' 협의회장 맡은 김병도 서울大 경영대학장

    서울大 경영대 졸업생 중엔 이병철 회장 같은 창업가 없어
    '나만의 제국 만들겠다'는 기업가 정신 심어줄 것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신경훈 기자 nicerpeter@hankyung.com
    서울대와 한양대 KAIST 포스텍 숙명여대 인하대 등 6개 대학에 지난 8일 ‘기업가센터’가 동시에 설립됐다. 창업동아리나 산학협력단 등 여러 곳에 흩어져 있는 창업과 관련된 대학 업무를 통합한 곳이 대학 기업가센터다.

    이들 6개 대학의 기업가센터 협의회장을 맡은 김병도 서울대 경영대학장(사진)은 “1990년대 창업 붐이 일었을 때 서울대 공대 출신들이 대기업을 일군 곳이 많다”며 “김정주 넥슨 대표와 이해진 네이버 의장(컴퓨터공학과 86학번) 등이 1조원 이상의 재산을 모은 서울대 공대 출신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이들에게 대학발전기금 기부 의사를 타진하면 ‘기부를 안 하겠다’고 한다”며 “자기들은 학교에 다녔을 때 교수로부터 부랑아 취급을 받았다고 한다”고 털어놨다. 김 학장은 “(이들이) 교수가 시키는 공부는 안 하고, 학점 신경도 안 쓰고, 딴짓을 하니까 그런 취급을 받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사실은 굉장히 창의적인 일을 했고 교수가 이들을 독려했더라면 나중에 학교에도 좋은 일을 많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학장이 지난해 초 서울대 경영대학장으로 부임한 뒤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과정’을 만드는 일에 심혈을 기울인 것은 대학들이 이런 비난을 더 이상 받아서는 안 된다는 자기반성에서 비롯됐다. 창의적인 학생들이 원하는 분야의 공부를 마음껏 할 수 있는 배움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과정에는 인문대 철학과와 경영대 경영학과, 공과대 컴퓨터공학부, 농업생명대 식품동물생명공학부, 법대 법학부 등 여러 학과·학부가 참여했다. 신설 과목도 벤처창업론, 제품기획론 등 8개에 이른다.

    김 학장은 “창업에 관심 있거나 경험이 있는 학생, 창의적인 활동에 노력해왔다는 것을 보여준 학생들을 벤처경영학 연합전공 학생으로 뽑았다”며 “떨어진 학생들에게는 연합전공을 못하더라도 창업에 대한 관심을 계속 갖고 듣고 싶은 과목을 들으라고 편지를 썼다”고 말했다. 그는 “연합전공을 선택한 학생들이 창업 대신 대기업에 입사하더라도 신규 사업을 창출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학장은 또 “스티브 잡스(애플 창업자)가 세상을 떠나기 하루 전까지 일에 왜 매진했는가”라며 “그건 조지프 슘페터가 말한 ‘나만의 제국을 건설하겠다’는 기업가 정신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업가 정신을 키우려면 인재들이 혁신과 과제 해결에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혁신에 대한 보상을 적절히 하고, 자유로운 환경을 만들기 위해 규제를 철폐하고, 혁신가를 존경하는 사회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서울대 경영대 졸업생들이 안정된 직장을 선호하는 현상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경영대학장에 부임한 뒤 홍보 책자를 만드는 과정에서 졸업생 대부분이 창업가가 아닌 대기업 전문 경영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됐다”며 “창업을 하고 일가를 이룬 고 이병철 삼성그룹 회장 같은 분도 (서울대 경영대에서) 나왔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그는 “한 여론조사에서 일본인이 평가한 한국인의 최대 장점은 정신력과 도전 정신”이라며 “하지만 그 바탕에 있던 헝그리 정신과 애국심이 사라지고 있어 일본과 같은 저성장 기조로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새로운 동기 부여가 절실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 창업 정책에 대해서는 “혁신형과 생계형 창업은 다르다”며 “혁신형 창업을 지원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교육”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상인 등 생계형 창업 지원은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정부는 기초과학 투자와 같은 혁신형 창업 지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글 같은 창조적 기업을 만들 수 있는 우수 인재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R&D)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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