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金) 전쟁.’

열아홉 살 동갑내기 라이벌인 백규정(CJ오쇼핑) 고진영(넵스) 김민선(CJ오쇼핑) 등 3명이 최근 벌이고 있는 신인상 레이스를 두고 하는 말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사상 가장 치열한 타이틀 경쟁으로 인해 올 시즌 대회가 4개밖에 남지 않았지만 신인상은 누가 받을지 예측불허다. 시즌 3승에다 미국 LPGA투어 우승까지 거머쥔 백규정이 신인상 타이틀을 차지하지 못하는 웃지 못할 상황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女골프 신인왕 경쟁 "이보다 치열할 순 없다"
○백규정, 고진영 공동 선두

백규정은 고진영과 함께 신인상 포인트 1912점으로 나란히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민선은 1795점으로 3위다. 백규정이 3승, 고진영 1승, 김민선은 무승인데 점수 차이가 크지 않은 것은 백규정의 두 차례 커트 탈락 때문이다. 신인상 포인트는 매 대회 커트 통과자에게 차등 부여한다. 대회에 불참하거나 커트 탈락하면 1점도 얻지 못한다.

고진영과 김민선은 나란히 21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커트 탈락하지 않고 포인트를 쌓았다. 반면 백규정은 20개 대회에 나온 데다 두 차례 커트 탈락해 18개 대회에서 포인트를 획득했다. 3승을 했지만 고진영 김민선과 달리 3개 대회에서 포인트를 추가하지 못했다.

○신인상 후보 3명의 장단점

신인상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3명은 성적을 비교해봐도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이다. 성적의 척도인 평균 타수를 보면 고진영이 71.44타로 6위, 김민선 71.55타 8위, 백규정은 71.75타로 11위다.

기록상으로 드러난 장점을 보면 백규정은 퍼팅, 고진영 아이언, 김민선은 드라이버에 강하다. 백규정은 라운드당 퍼트 수 29.90개로 투어 전체 5위다. 드라이버샷 거리도 260.91야드로 11위에 올라 장타자다. 다만 백규정은 잘할 때와 못할 때 기복이 있는 편이다. 평균 타수가 세 선수 중 뒤지는 것도 그 때문이다.

고진영은 아이언샷이 뛰어나다. 그린적중률 76.43%로 전체 7위다. 그의 아이언샷은 마치 ‘스윙 로봇’을 보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반면 고진영은 라운드당 퍼트 수가 30.95개(45위)로 퍼팅이 상대적으로 약하다.

김민선은 장타와 아이언샷 등 롱게임에서는 우위를 점하고 있다. 드라이버샷 거리가 262.88야드로 4위이고 그린적중률은 75.76%로 9위다. 평균 퍼트 수 30.73개(35위)로 퍼팅이 샷에 비해 약하다. 김민선은 이달 초 열린 OK저축은행박세리인비테이셔널 연장전에서 두 차례 1m 안팎의 짧은 퍼트를 놓치며 절호의 우승 기회를 날려버렸다.

○이번주 대회가 분수령

23일 막을 올리는 KB금융STAR챔피언십은 메이저대회여서 신인상 포인트가 다른 대회보다 높다. 우승하면 310점, 2위는 160점을 받는다. 마지막 3개 대회는 우승해도 신인상 포인트 190점만 주어진다. 이번주에 좋은 성적을 거둬야만 신인상 레이스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 특히 117점 차로 3위인 김민선이 우승할 경우 백규정 고진영을 제치고 단숨에 1위로 올라설 수 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